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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망
[뜻] 아이들이 부리는 오기
[보기월] 그래서 아망 떠는 아이들을 보고도 못 본척, 갖은소리를 해도 못 들은 척 하는 거구요.
 
  노잼!
  핵노잼!
  날 보고 이런다. 
  
  재미없다
  엄청 재미없다
  이것 쯤은 나도 안다.
 
  자르기, 줄이기, 불리기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도 만든다. 
  
 지친 몸결, 마른 마음결
 말결에 묻어나 쓰리고
 
 손발로 때리기도 모자라
 말 주먹을 날리니 아리다.

 똥오줌 못 가리고 
 아망 떠는 아이들

 보고도 못 본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옛다 받아라 
 한가위 선물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날씨는 끄무레한데 아이들은 붕 떠서 좀처럼 가라앉을 낌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먹거리 만들기와 한가위 가 이어지는 이레라서 그럴 거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살짝 지나치다 싶었습니다. 

 '노잼, 핵노잼, 놀아요 ,쉬어요와 같은 거침없는 말과 함께 온몸으로 속마음을 보여줬습니다. 재미없다, 엄청 재미없다는 뜻이라 걸 저도 잘 안답니다.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말을 참 잘 만듭니다. 아이들이 만든 말을 보면 아이들 생각과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을 짧게 만들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불면서 말하려고 합니다. 그 만큼 지친 몸과 메마른 마음을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길게 말하기도 싫고 뭔가 더 세게 크게 드러내고 싶은 게 속에 꽉 차 있다고 할까요?

  거기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손이나 발로 서로 때리는 것도 모자라 입으로 거친말 몹쓸 말을 입에 담아 말 주먹들을 주받기도 하니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릅니다. 이걸 풀어 보자고 여러 가지 곱고 예쁜 토박이말들을 갖고 놀아 보자고 하는데 아직은 성에 안 차는가 봅니다. 

 어떻게 보면 똥인지 오줌인지도 못 가리는 것 같지만 생각이 깊은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망 떠는 아이들을 보고도 못 본척 갖은소리를 해도 못 들은 척 하는 거구요. 맛있는 먹거리 만들어 먹고 한가위 즐겁게 잘 쇠고 오라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한가위 인사 올립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마음에 쏙 드는 넉넉하면서도 즐거운 날들 보내시기 바라는 마음 절과 함께 올립니다. 절~^^ 
 
  이 말은 아맏 떨다, 아망 부리다, 아망 피우다와 같이 쓰며, 그림씨로 '아망스럽다'가 있습니다.
-아망 피우지 말고 얌전히 있어라.(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오늘따라 딸애가 유난히 아망을 떨어 힘들었어.(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저 두 녀석은 무슨 일이든 끝장을 봐야 그만두는 아망 때문에 싸움을 시작하면 쉽게 끝내지 못한다.(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