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는 까닭 없이 자꾸 마음이 바빴습니다. 뭔가 잊은 것 같고 뭔지 할 것을 안 한 것 같은 마음이 들었지요. 때알이 소리에 맞춰 일어났기 때문에 늦을 일도 없었는데 집에서 나가는 때는 여느 날보다 늦어 있었지요. 일을 마치고 수레를 쓸 일이 있어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서둘러서 배곳에 들어서는데 낯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옆에서 그들을 맞이하고 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서야 늘 수레가 서 있던 자리에 없었던 게 떠올랐습니다. 새해에 아이를 낳기로 되어 있었는데 지난 엿날(토요일) 예쁜 아기를 낳았다는 반가운 기별을 들었습니다. 배곳(학교)을 옮겨온 아이들을 맞을 다른 사람을 불러 놓고 있어야 할 종이를 찾다가 늘 있던 분의 빈 자리를 새삼 느꼈습니다. 기쁜 마음을 이어줄 겨를도 없이 안친 일을 하다가 보니 하루가 다 지나 늦은 인사를 글로 갈음했습니다. 뒤낮(오후)에는 일꾼모임에서 나눌 이야깃거리를 만드느라 바빴습니다. 배해끝(학년말)이라 할 일이 많은데 일이 겹치다 보니 더 힘이 드네요. 마치자마자 이를 손보러 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잇몸을 가르고 받침을 넣었는데 집에 와서 밥을 먹고 나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15 어바치다, 뛰어나다, 스승, 중, 풀이하다, 짓다, 젖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57, 5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7쪽 첫째 줄에 ‘바치어’가 있습니다. 앞쪽에 있었던 말과 이어보면 ‘온 나라의 힘을 오로지 문화 사업에 바치어’가 되는데 ‘전 국력을 단지 문화 사업에 투입하여’라고 하지 않은 것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둘째 줄에 나오는 ‘경덕왕 때에 이르러’에서 ‘때’는 ‘시대’라고 하지 않아서 좋았고 셋째 줄에 나오는 ‘가장’도 ‘최고로’ 또는 ‘최대로’라고 하지 않아서 반가웠습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 ‘퍼져’는 앞서 본 적이 있지만 ‘확산되어’라고 할 수도 있는 말이고 이어진 ‘뒤로는’도 ‘후로는’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일곱째 줄부터 열째 줄까지 나오는 ‘국민 생활의 구석구석에까지 스며들고, 또 서로 다투어 절을 짓고 탑을 쌓았다’에서 ‘국민 생활’과 ‘탑’을 빼면 토박이말을 참 잘 살린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말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는 날씨가 좀 쌀쌀하다는 기별을 보고 옷을 잘 챙겨 입고 나왔습니다. 앞낮(오전)에는 이틀 동안 비워두었던 배곳 안이 바깥보다 더 춥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바람을 틀어도 얼른 데워지지가 않았지요.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서 추위를 달랬습니다. 보내야 할 그위종이(공문)를 하나 챙겨 보내고 겨울말미 앞생각(겨울방학계획)을 세웠습니다. 이것저것 챙길 것도 많고 혼자 골라잡을 수 없는 일도 있어서 다 하지는 못하고 낮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요즘 알찬마루(급식소)에 가면 밥맛이 더 좋습니다. 날마다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을 거기서도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낮밥을 챙기기에도 바쁜데 토박이말까지 맛보여 주는 일을 도와주시는 이의숙 선생님이 짜장 고맙습니다. 뒤낮(오후)에는 무지개초등학교에 갔었습니다. 경남교육청에서 한 해 동안 펼친 토박이말 갈배움을 돌아보고 새해에 했으면 하는 것들을 두고 슬기를 모으는 자리였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일들이 이루어지고 많은 분들이 애를 쓰신 열매를 모아 놓은 것을 보니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한 해 동안 토박이말 갈배움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신 경남교육청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