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샐빛 [뜻] 날이 샐 무렵의 빛[보기월] 수레에서 자다가샐빛에 놀라서 잠을 깬 적도 있었지요.생각보다 일찍 찾아 온 더위 이야기가 인사가 되었습니다. 벌써 더운데 어떻게 지내냐고 인사를 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가 배곳까지 걸어가서 들어 앉으니 땀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더군요. 바람틀을 돌려도 저한테까지 바람이 오지 않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땀과 사이좋게 지내는 수 밖에 없었지요.^^날씨와 어울리는 토박이말이어서 그랬는지 어제 맛보여 드린 '훗훗'을 반겨 주시고 좋아해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웃음 소리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앞세워 나눠 드렸었는데 그 말이 재미있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토박이말을 맛보고 좋아해 주는 분들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일을 마칠 무렵이 되자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하늘 나라에 계신 할아버지를 뵙는 날이라 갖출 게 많았거든요. 제가 먼저 가서 해야 할 일이 돼지고기와 달걀을 삶는 것이었습니다. 돼지고기를 사서 넣을 것들을 챙겨서 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걸리긴 했습니다. 갖춘 것들을 가져 가서 할아버지를 뵙고 오니 날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조금치 [뜻] 매우 작은 만큼[보기월] 어른들은 스스로 하는 일들 가운데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는 일이조금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제 더워서 땀이 났었던 게 생각이 나서 어제는 목댕기를 하지 않고 나갔습니다. 해가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아침에는 옷이 얇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낮밥을 먹고 나니 달라졌지요. 해가 쨍쨍 나오지는 않았지만 윗도리를 다 입고 있기는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몸소겪배움(체험학습)을 가는 것 때문에 몸과 마음이 붕 떠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한 두 사람이 흐린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일이 쉽지 않을 만큼 다들 그랬습니다. 저마다 집에서 아이를 마주하는 수(방법)가 다르다보니 집에서 보고 느끼던 것을 넘지 않는 수로 아이들을 막기 어렵습니다. 집에서 제 아이 하나 아니면 둘을 다루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껴 본 분들은 배곳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사람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배곳 어머니 책읽기 동아리 모람 여러분을 뵙고 왔습니다. 왜 우리가 토박이말을 챙겨야 하는지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게 받아 주셨습니다. 토박이말 살리는 모임인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앙그러지다 [뜻] 1)말이나 하는 짓이 꼭 어울리고 짜인 맛이 있다(앞뒤가 맞다).[보기월] 그 가운데 누군가 이런 열매를 두고 한 말이 앙그러지게 느껴졌습니다. 그제부터 내린 비는 쉬지 않고 어제 저녁무렵까지 내렸습니다. 꼭 찍으러 갈 거라고 했던 사람들이 다 가지 않았던가 봅니다. 찍으러 간 사람이 열에 여섯이 안 된다는 걸 보니 말입니다. 비가 와서 그랬을 거라는 말도 있지만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적었을 거라는 말도 있습니다. 뽑기 열매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누군가가 가웃(반)이 넘는 쪽이 없는 이런 열매를 두고 한 말이 앙그러지게 느껴졌습니다. 나랏사람들이참 알맞게 어울리게 짜임새 있게 찍어서 이런 열매를 낳았다고 하니 말입니다. 누가 찍으러 가고 안 가고를 떠나 이제 그 열매에 따라 뽑힌 사람들이 말 그대로 나랏일꾼, 머슴으로서 뽑아 준 사람들이 바라는대로 그들 쪽에서 있는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좋은 일꾼 잘 뽑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어제 제가 누리어울림마당(에스엔에스)에 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제겨디디다 [뜻] 발끝이나 발뒤꿈치만으로 땅이나 바닥을 디디다.[보기월] 마루가 나무라서 아무리 살살제겨디뎌도소리가 나는 것을 막기 어렵습니다. 제가 못 본 이틀 사이에 길가에 있는 벚나무에는 흰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사람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날씨를 핑게로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고 쉬었다 하자며 일을 뒤로 미루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춥니 어쩌니 해도 나무는 그저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했기 때문이겠지요.아침에 밖으로 나오면 온몸으로 서늘함을 느끼지만 낮이 되면 입고 온 옷이 참으로 알맞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낮밥을 먹고 놀다가 들어온 아이들은 짧은 옷을 입고도 땀을 흘리며 앉아 있답니다. 날씨를 옷만으로 매기는 저하고는 많이 다른 거죠.그렇게 밖에서 마음껏 달리기도 하고 공도 차면서 놀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마루가 나무라서 아무리 살살제겨디뎌도소리가 나는 것을 막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마루에서 잡기 놀이를 하고 씨름을 하면 어떨까요? 쿵쾅거리는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일어나는 먼지에 다칠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더해져 좋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망[뜻] 아이들이 부리는 오기[보기월] 그래서 아망 떠는 아이들을 보고도 못 본척, 갖은소리를 해도 못 들은 척 하는 거구요. 노잼! 핵노잼! 날 보고 이런다. 재미없다 엄청 재미없다 이것 쯤은 나도 안다. 자르기,줄이기,불리기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도 만든다.지친 몸결, 마른 마음결말결에 묻어나 쓰리고손발로 때리기도 모자라말 주먹을 날리니 아리다. 똥오줌 못 가리고아망 떠는 아이들 보고도 못 본척들어도 못 들은 척옛다 받아라한가위 선물이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한가위만 같아라. 날씨는 끄무레한데 아이들은 붕 떠서 좀처럼 가라앉을 낌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먹거리 만들기와 한가위 가 이어지는 이레라서 그럴 거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살짝 지나치다 싶었습니다. '노잼, 핵노잼, 놀아요 ,쉬어요와 같은 거침없는 말과 함께 온몸으로 속마음을 보여줬습니다. 재미없다, 엄청 재미없다는 뜻이라 걸 저도 잘 안답니다.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말을 참 잘 만듭니다. 아이들이 만든 말을 보면 아이들 생각과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을 짧게 만들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불면서 말하려고 합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겻 [뜻] 하루를 넷으로 나누었을 때 하나만큼=반나절[보기월] 한겻동안 서서 왔다갔다 하고 나니 다리가 좀 아팠습니다. 이틀 동안 이어진 배움자리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알아 두면 좋을 것들을 알고 살아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는 대로 또는 아는 만큼 움직이는 게 무엇보다 값지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엿날은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일어나 아이들 발공(족구) 동아리 겨루기 마당으로 갔습니다. 어디인지 몰라서 물어 갔더니 벌써 비롯했더라구요. 처음에는 지고 있었는데 뒤집어서 앞서 가다가 끝에는 아깝게 지는 걸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세 차례 겨루기를 했는데 끝까지 못 보고 볼 일을 보러 갔습니다. 비록 기분 좋게 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채비를 하는 동안 맡은 자리와 구실에 맞춰 움직이면서 어울림과 울력의 맛과 힘을 잘 배웠을 것입니다. 그늘도 없는 마당에서 땀을 흘린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돕고 기운을 불어 넣어 주신 여러 갈침이들께 큰 손뼉을 쳐 드립니다. 엿날 밤은 하늘 나라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맛있는 먹거리를 나눠 먹었습니다. 좀 더 오래
[그린경제/얼레빗=배달말지기 기자] [오늘 토박이말]박치다 [뜻]집어서 냅다 던지다[보기월]그냥 살짝 넣어도 될 텐데그걸 쓰레기통에박쳐 넣고는 소리까지 지르고 가더군요. 하늘이 구름을 덮고 있어 해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에는 서늘해도 해가 나면 웃옷을 살짝 벗을 만큼 따뜻했는데 어제는 내내 서늘했습니다. 이레끝에는 비가 올 거라고 하니 비가 오고 나면 가을도 훌쩍 지나갈 것만 같습니다. 거칠어진 손발이 먼저 철이 바뀌는 걸 말해 주고 있습니다. 벌써 여러 사람이 고뿔에 걸려 힘들어 합니다. 엊그제 바람마저 불어서 차가운 아침에 밖에서 조금 떨었던 게 빌미를 준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떤 사람은 일덧(직업병)이라고 하는 것 때문에 가끔씩 웃을 일도 있습니다. 배곳을 지나다 쓰레기가 보이면 줍게 되는데 어제는 그걸 가로채서 버리는 아이가 있어 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제가 골마루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우려는데 뒤에 오던 한 아이가 잽싸게 그걸 먼저 줍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보니 그걸 들고 뛰듯이 뒤에 있는 쓰레기통 쪽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냥 살짝 넣어도 될 텐데 그걸 쓰레기통에 박쳐 넣고는 소리까지 지르고 가더라구요. 뭔가 기분 좋은
[그린경제/얼레빗=배달말 기자][오늘 토박이말]박지르다 [뜻] 힘껏 차서 쓰러뜨리다.[보기월] 아픔이 오는 것, 덧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을 박지르고 싶습니다. 널리 이름이 알려진 한 분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이름 없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말입니다. 하늘에서 잘 쉬실 거라 믿습니다. 모두들 아웅다웅 사느라 돌아갈 때를 생각하지 못한 채 살다가도 이런 궂은 기별을 들으면 저마다 삶을 돌아보게 되나 봅니다. 저도 그런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한 달 넘게 병원에 계시는 아버지께 일흔 해도 넘은 덧이 몸 속에 있었다는 기별도 마음을 가라앉게 했지만 그분의 기별이 더해져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픔이 오는 것, 덧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을 박지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하루하루 더 잘 살아야 하는데 그저 저 좋을 대로만 생각하고 막 살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아프게 되면 어딘가 덧이 나면 그제야 챙기곤 합니다. 살기가 바빠서 못 챙기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께 부끄럽지만 말입니다. 아픔이 오기 앞서, 덧이 나기 앞에 우리 스스로 먹는 것도 좀 잘 챙겨 먹고 알맞게 몸도 놀려서 몸을 튼튼하게 지켜 가는 데 더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박쥐구실 [뜻] 저한테 보탬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며 줏대 없이 일하는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그 래서 박쥐구실을 하지 않는 맑고 깨끗한 아이들과 가장 비슷한 말이 우리 토박이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날(월요일)은 여러 가지로 바쁜 날입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수레도 여느 날보다 많고, 아이들과 만남도 다섯 차례가 이어집니다. 그러고 나면 일꾼 모임이 있어 다른 일을 볼 겨를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어제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바쁜 가운데서도 저를 웃음 짓게 한 일은 아이들의 댓글 다는 일이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날마다 토박이말을 맛보여 주고 그 말을 가지고 글을 지어 보라고 했었는데 바쁜 아이들이 그럴 겨를을 내지 못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다른 아이가 반갑게도 글을 올려 놓았지 뭡니까?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호들갑스럽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아주 큰 기쁨이요 반가움입니다. 토박이말을 아이들 삶과 더 가깝게 가져다 놓으려고 여러 가지 수를 써 봤지만 같이 지내면서 챙기는 것보다 나은 걸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생각한 것인데 아이들이 누리집에 들어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박박이 [뜻] 그러하리라고 미루어 헤아리건대 틀림없이[보기월] 집을 나서면서 어디쯤 가면수레가 많아서박박이 길이 막힐 거라고 생각을 하며 갔습니다. 가을 나들이를 하기에 좋을 거라고 하더니 어제는 참 날씨가 좋았지요?아버지 고수련을 하러 가는 날이라 일찍 때알이를 맞춰 놓고 잤는데 때알이를 끄고 잠이 드는 바람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늦게 집에서 나설 수 있었습니다. 여느 때 밝날(일요일)도 많은 사람들이 움직여서 조금 늦게 나서면 길 위에 수레가 많아서 더디게 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제처럼 좋은 날 고까잎(단풍) 구경을 가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길을 나섰겠습니까? 집을 나서면서 어디쯤 가면수레가 많아서박박이 길이 막힐 거라고 생각을 하며 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 가니 길게 줄을 서 듯 늘어선 수레들이 길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밀리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누구 탓을 할 수도 없어서 따뜻한 가을 해바라기를 하며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갔습니다. 이레 만에 뵙는 아버지는 팔은 좀 덜한데 다리가 마뜩잖다고 하시며 걱정을 하고 계셨습니다. 다른 덧이 난 것이 아니길 빌고 있습니다. 한 달 넘도록 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