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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악지
[뜻] 잘되지 않는 일을 해내려고 굳게 버팀(해내려는 고집)
[보기월]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뭐든 하려는 쪽으로 악지를 세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서늘해지는 날씨는 깊어가는 가을을 몸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아침에 가자마자 열었던 바로 옆 창문은 이제 열지 않고 그 앞에 있는 것을 연답니다. 바로 맞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낮에는 땀이 날만큼 더우니 저는 아직 짧은 옷을 안에 입고 나갑니다.
 
 그런데 소매 긴 옷을 입고 와서 뛰어 다니다 들어온 아이들이 바람틀을 돌리면 저와 다른 아이들은 추워서 애를 먹습니다. 바람막이를 입고 온 아이들이 덥다고 벗어 놓고는 찾지 않는 옷들이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제 몸은 말할 것도 없고 제 몬(물건)도 잘 간수하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 주어야 하겠습니다. 
 
 아이들도 가을을 타는지 여느 때보다 더 어수선해서 배움을 돕고 이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기 싫어 하는 사람 몇이서 하고 싶은 여럿을 이기는 것을 보면 아이나 어른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가 봅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뭐든 하려는 쪽으로 악지를 세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지나치다 싶은 아이를 보아 넘기지 못하는 저를 보면서 모자람을 느끼곤 합니다. 마음 깊이와 넓이를 더할 수 있도록 힘을 쓰고 있습니다. 
 
 어제는 진주시의 도움을 받아 한글학회 진주지회와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한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 뽑기 잔치'에 찾아 올려 준 이름들 가운데 좋은 이름을 뽑았습니다. 제 바람보다는 적었지만 마흔 개가 조금 넘는 것들 가운데 둘을 뽑았습니다. 한글학회 진주지회에서 뽑은 이름은 '들꽃마루'이고,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뽑은 이름은 '그림과 테두리'입니다. '들꽃마루'는 들꽃처럼 깨끗하고 싱싱한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밥집이고, '그림과 테두리'는 그림에 어울리는 틀과 바탕을 만들어 더 예쁘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가게입니다.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에 뽑힌 가게와 그 이름을 찾아 올려 주신 분, 그 밖에도 예쁜 이름들을 찾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다음 해에도 이 잔치는 이어질 것입니다. 다음 해에는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하실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악지'보다 큰 말은 '억지'입니다. 악지가 나다, 악지가 세다, 악지를 부리다, 악지를 세우다, 악지를 쓰다와 같이 쓰고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장댁도 잘 알다시피 그애 악지가 여간해야 말이지(염상섭, 젊은 세대)
-공연히 악지를 부리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해라.(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저 악지 센 녀석이 이 일을 쉽게 포기할 리가 없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