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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잠투정
[뜻] 어린아이가 잠을 자려고 할 때나 잠이 깨었을 떼를 쓰며 우는 짓
[보기월] 한동안 구경을 잘 다녔는데 애가 갑자기 울어서 보니 잠이 와 잠투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고장에서 열리는 불빛 잔치에 구경을 못 간 아이들이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해서 어린 조카들과 함께 마실 가는 것 삼아 집을 나섰습니다. 어린 애가 있어서 될 수 있으면 가까이까지 갈 생각으로 수레를 몰고 갔는데 수레를 댈 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빙빙 돌기도 했습니다. 
 
 올해부터 돈을 받기로 해서 말도 많고, 이레끝도 아니라서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나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냇물에 띄워 놓은 것들보다 안에 있는 것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알록달록 갖가지 빛깔을 보고 애들이 가장 좋아하더군요. 푹신한 수레에 앉았지만 아직 돌이 안 된 아이는 구경을 한다고 볼 수가 없었지요. 
 
 한동안 구경을 잘 다녔는데 애가 갑자기 울어서 보니 잠이 와 잠투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애 엄마가 안았다가 업으니 바로 잠이 드는 걸 보고 잠투정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조금 울고 잠을 자 주니 애 엄마는 오히려 마음 놓고 구경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뜬다리(부교)도 걸어보고 갖가지 불빛 구경을 하고 왔지만 다른 사람들 말밥에 오르내리는 것 말고도 제 마음에 쓰이는 게 두 가지 있었습니다. 떠 다니거나 또는 떠 내려가는 불빛도 없는데 '유등'이라고 하는 게 그랬고, '축제'라는 말이 그랬습니다. 물에 띄워 놓은 다리를 '부교'라고 하듯 물에 띄워 놓은 것은 '부등'이 아닌가 싶었고, '잔치'라고 했으면 참 좋겠다 싶었습니다. 

 569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 배곳에서는 한글과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알음새를 겨루는 '우리말 겨루기'를 어제 했고, 진주교육지원청에서는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 잔치'를 오늘 합니다. 그동안 배우고 익힌 토박이말을 얼마나 잘 알고 부려 쓰는지를 겨루는 자리입니다. 또 진주교육지원청은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뽑은 '2015 우리말 지킴이'로 뽑혔답니다. 이렇게 토박이말 교육을 남달리 해 온 보람이라고 하겠습니다. 토박이말 갈배움이 더욱 널리 퍼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게 기쁜 일을 널리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편 한글학회 진주지회에서는 한글날 진주교육대학교에서 한글날 맞이 이야기모임(강연회)을 열고 다음날인 10일에는 두류한국어교육학회와 함께 특강과 학술발표대회를 연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잠투정을 하느라 칭얼거린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선잠을 깨어 잠투정으로 찜부럭을 부리는가 하였다.(현진건, 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