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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푸냥하다
[뜻] 생김새가 좀 두툼하다
[보기월] 한 눈에 봐도 새끼를 뱄거나 많이 먹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만큼 푸냥하게 보였습니다. 
 
  배곳 둘레 나무들이 빨갛고 노란 꼬까옷으로 갈아입어서 참 예쁩니다. 높은 뫼에 첫눈이 오고 얼음이 얼었다는 기별을 나무들도 들었나 봅니다. 잎들을 하나 둘 떨어뜨리더니 이제 나뭇잎이 없는 잔가지도 보입니다. 겨울 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안에 있는 꽃동이 꽃도 잎 빛깔이 달라지고 마른 잎이 더 많이 보이는 듯 합니다.  

 두 달마다 하는 모임이 있었는데 먼저 잡힌 일이 있어서 가지 못 해서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저 말고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있다는 말을 듣고 나니 더 그랬습니다. 일부러 안 간 게 아니니 널리 헤아려 주실 거라 믿습니다. 

  해가 짧아져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깜깜했습니다. 수레에 불을 켜고 왔는데 마을 앞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얼룩 무늬라서 눈에 잘 띄어서 고양이를 보고 멈추개를 밟았습니다. 여느 길고양이들은 사람이나 수레를 보면 재빨리 도망을 가서 몸을 숨기는데 그 고양이는 아주 천천히 걸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새끼를 뱄거나 많이 먹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만큼 푸냥하게 보였습니다. 

 날은 더 추워질 텐데 새끼를 뱄다면 낳아 키울 일이 작은 일이 아니니 그냥 뭐를 배 불리 먹은 것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옛날에는 사람과 함께 집에서 살지 않고 밖에서 사는 고양이를 들고양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길에서 산다고 그런지 길고양이라고 하더군요. 우리 마을에서도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하고 따로 떨어져 혼자 다니는 것들을 많이 봤습니다. 아무튼 추위를 많이 타는 저를 생각해서도 그렇고 길고양이들도 겨울을 잘 날 수 있게 덜 추웠으면 좋겠습니다.

 -고생했다는 얼굴이 전보다 더 푸냥해졌다.(한글학회 우리 토박이말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