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 (월)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붙이
[뜻] 어버이와 아들, 딸과 같이 피로 맺어진 사람=피붙이
[보기월] 둘레 사람들을 사이 좋은 살붙이처럼 여기면 다툴 일도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철이 바뀌는 데 몸이 맞추느라 힘이 드는가 봅니다. 닷날 밤에는 저녁을 먹고 일을 하다가 졸려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안날 좀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기는 했지만 그렇게 숨김없이 몸이 말을 하니 말입니다. 푹 쉬어서 그렇지 다음 날 배움자리에 가서는 힘껏 배움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여느 때였으면 마음 놓고 늦잠을 잤을 텐데 사람을 만나 같이 가기고 해서 일하러 가는 때에 일어나 혼자 아침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집을 손을 볼 데가 있어서 그 일을 해 줄 분과 함께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는 길, 시골에 가까워질수록 가을빛은 더해졌습니다. 길가에 심어 놓는 나무들도 두 이레 앞과는 많이 달랐고 낮은 뫼와 높은 뫼 빛깔이 달랐습니다. 높은 뫼는 불이 붙은 듯이 벌겋게 물이 들어 있었고 그 아래는 아직도 푸른 빛깔을 간직하고 있었지요. 생각지도 않게 이른 아침 꼬까잎 구경을 잘 하긴 했지만 집을 손 볼 게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손을 안 볼 수 없게 되어 있어서 목돈을 들여서 일을 하기로 다짐을 하고 나오는 길은 갈 때와 많이 달랐습니다. 이런저런 살아 온 이야기와 살붙이 이야기를 하면서 나오다 보니 더 빨리 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살붙이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둘레 사람들을 사이좋은 살붙이처럼 여기면 다툴 일도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마노(남북)로 갈라져 헤어져 살던 분들이 드디어 살붙이를 만나는 날이라서 그런지 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오늘은 우리 배움이들이 자리몸소배움(현장체험학습)을 가는 날입니다. 안이 아닌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하나라도 더 많이 보도 듣고 또 느끼는 게 많은 배움이 되도록 도와야겠습니다. 
 
-제 살붙이를 모른 채 하는 사람은 없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고아나 다름없는 신세였는데 살붙이가 그리운 생각이 난 적도 없다.(최인훈,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