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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악패듯
[뜻] 남을 헤아려 주지 않고 매몰차게 또는 몹시 지나치게
[보기월] 곁에 있는 사람들을 악패듯 입이나 몸으로 아프게 하지 말고 선물인 듯 여기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배곳 밖으로 다녀왔습니다. 말 그대로 자리를 옮겨서 몸소 겪으면서 배우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자리몸소배움(현장체험학습)이라고 합니다. 높은 뫼에 울긋불긋 꼬까잎들을 볼 수 있을 거라 했는데 마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언덕에 자리잡은 그곳에도 가을이 와 있었습니다. 
 
  해는 바로 쬐면 조금 뜨거웠지만 그늘 아래에서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딱 좋았습니다. 안에는 겪거리와 볼거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밖에는 우리들과 함께해 줄 가을이 있었습니다. 저도 아이들 곁에 앉아서 하나를 해 봤습니다. 
 
  뭐를 만들고 꾸미는 건 잘 못하는 저는 그런 곳에 가서 보면 입이 절로 딱 벌어진답니다. 어떻게 사람이 저런 것을 만들 수 있나 싶기 때문입니다. 해, 물, 바람이 꽃을 피우는 것처럼 사람 손이 피운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 피운 말꽃, 소리로 피운 소리꽃, 손으로 피운 손꽃.^^

  아이들이 저마다 제 손길로 피운 꽃들을 받아 보고 기뻐하는 환한 얼굴을 그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본 먼 나라 아이들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다 가진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삶에 고마워하며 하루하루를 알뜰히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을 악패듯 입이나 몸으로 아프게 하지 말고 선물인 듯 여기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했다고 이 어린 것을 악패듯 때려서 울리느냐?(한글학회 우리토박이말사전)
-이마동이 어떤 수를 써서 악패듯 다루지 않았는데도 황소는 마치 주눅이라도 든 듯 고개를 숙인채 코에다 코두레 꿰기를 허락했다.(한승원, 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