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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치레

토박이말 맛보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치레
[뜻] 2)무슨 일에 실속보다 더 꾸미어 드러냄
[보기월] 치레로 하는 말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인사를 하고 왔습니다.
 
  날씨 탓으로 돌리기에 맞지 않는 궂은 기별들이 잇달아 들립니다. 제가 아는 분이, 그리고 제 동무 언니가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받았습니다. 한 분은 따르는 사람들도 많고 잡을손이 빼어나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으시는 분입니다. 마뜩잖은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가셨습니다. 
 
 동무 언니도 혼자 살면서 이것저것 끝임없이 배우려는 품과 늘 웃으며 밝은 얼굴로 사는 모습이 좋아서 아는 사람들이 짝을 찾아 주고 싶어하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 배우러 가서 잠을 자다가 못 일어났다고 합니다. 두 분 다 갑작죽음이나 마찬가지여서 남은 사람들의 슬픔이 더 클 것입니다. 맏아들을 잃은 동무 어머니는 또 얼마나 가슴 아프실까 생각하니 제 마음도 아팠습니다.

 동무도 여러 날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고 잠을 못 자서 그런지 많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 어버지를 여의고 아버지 같이 든든한 버팀목인 큰언니를 잃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좋은 일로 만났더라면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웠을 텐데 그러지 못 했습니다. 치레로 하는 말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인사를 하고 왔습니다. 두 손을 꼭 잡고 언니 좋은 곳으로 보내 드리고 몸 잘 챙기며 지내다 다시 보자고 말입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가야 할 곳이지만 언제 어떻게 갈지 알 수가 없기에 슬퍼하는 사람들 앞에 서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먼저 가신 분들이 좋은 곳에서 고이 쉬시길 빕니다.

 이 말은 1)잘 손질하여 모양을 냄. 또는 그렇게 하는 일 이란 뜻으로도 쓰며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1)-치레에 정신없이 바쁘다.(표준국어대사전)
  -동생은 외출을 하기 전에 치레를 하느라 바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그 모임은 치레에만 치우쳐 실속이 별로 없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발소리가 들려온다. 치레뿐인 노크가 울리기 바쁘게 영미가 들어선다.(최인훈,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