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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간지주는 논 귀퉁이에 서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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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는 보기드문 들판 한 가운데 서있는 당간지주. 추수가 끝이나 논에는 벼그루터기가 드러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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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5.4m를 자랑하는 당간지주의 당당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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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간을 고정하기 위해서 뚫은 구멍이 선명하다. 당간을 고정하는 방법은 저 구멍사이로 통나무를 끼워넣어서 고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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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규모의 저 당간지주를 세우는 것도 쉽지 않았겠지만, 저 사이에 당간을 끼워서 세우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본래 굴산사에 모셔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부처님을 발굴하여 별도의 보호각에 모셨다. 그런데 그 부처님은 얼굴뿐 아니라 몸통도 여러조각으로 쪼개져 땅에 묻혀있었는데 이를 짜맞추어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보호각에 모셔진 손상된 부처님 얼굴을 안타까운 듯 보는 참배객
상호가 훼손된 불상 보호각 앞에서 현재의 불상의 모습을 담고 있는 참배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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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산사터 당간지주를 앞에 두고 새롭게 세워진 굴산사는 옛 영화에 견줘 너무도 작고 초라하다. |
새로 지어진 굴산사의 대웅전에는 옛 굴산사터에서 발굴된 2구의 부처님과 새롭게 조성된 부처님이 함께 모셔져 있다. 옛불상은 검게 그을려있는 것으로 보아 전각이 불에 탓을 때 그 그으름이 그대로 묻어있는 듯 보인다.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이 거대한 당간지주는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있는 굴산사터에 남아있는 모습이다. 거칠고 투박스러운 듯 하지만 그 크기는 5.4m로 한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보물 86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굴산사는 신라시대 말기에 중국으로부터 일기 시작한 선종이 들어와 전국의 각 지역마다 훌륭한 선사들이 나타나 선종이 번창하던 시기에 세워진 큰 사찰이었다. 선종이 신라로 들어온 이래 신라에는 선종의 종가로 9개 산문이 있었는데 그 구산선문 가운데 사굴산파의 종가로 날리던 큰 사찰이 바로 굴산사였다. 굴산사는 신라말기 이 근처 학산마을에서 태어난 범일국사가 머물면서 그 절의 영역을 크게 떨쳤으나 조선조 이후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가 현재는 절터의 흔적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고, 들판 가운데 우뚝솟은 당간지주가 절의 입구 영역이었음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당간지주란 본래 나무나 철로 만든 길고 거대한 당간을 세워 받들고 지탱하기 위한 것으로, 당간지주 사이에 있어야할 당간은 간데 없고 돌로 된 당간을 지탱하던 지주만이 들판 복판에 우뚝하게 서있다. 이 당간지주로 보건대 절의 규모도 신라 어느지역의 큰사찰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거대했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현재 남아있는 유물로는 당간지주와 근처에 있는 석불3기가 거의 유일하다. 앞으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진다면 그 진실이 밝혀질 것이지만...
당간에는 끝에 깃발을 달아서 행사의 종류에 따라 절에서 행하는 행사를 알리고, 또 절이 있음을 멀리에서도 알수 있도록 그 절이 미치는 영역을 표시하고, 또 이곳이 신성한 구역임을 알리기 위해서 큰 절의 입구에 당간을 세웠다. 따라서 당간을 지탱하기 위해서 당간에 걸맞는 크기의 지주를 세우고, 또 그 세운 당간지주가 쓰러지지 않도록 받침을 받치고, 그 위에 돌기둥으로 당간지주를 세웠다. 굴산사 당간지주는 현재 바닥의 아래에 있을 당간지주의 받침은 발굴이 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어떤 형태의 받침인지 알수 없다.
당간지주로부터 동북측으로 200m 근처에 남아있는 굴산사 석불은 누군가 상호(얼굴부분 )을 형체조차 알아 볼 수 없도록 깎아버려 언듯 섬뜩하고 흉칙스럽게까지 보이지만, 이 또한 굴산사의 본존불로 모셔졌던 것이다. 아마도 조선시대 불교가 탄압받던 시기 그 누군가에 의해서 그렇게 훼손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면 그 누가 그런 짓을 했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이는 고려이후 불교를 배격하고 유교를 숭상하던 조선시대 유생 선비들의 소행으로 추정할 뿐이다. 불상은 우리의 조상들이 정성을 다하여 세우고 가꾸었던 우리 문화이지만 안타깝게도 종교적 문제로 파괴나 훼손이 컸다.
현재의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의식에 따라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 지 알수 없다. 근래 불교를 우상숭배라고 생각하는 이교도들이 간혹 절에 방화를 하는 경우가 있고, 불상에 붉은색 페인트칠을 하고 도망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면, 현재 남아있는 온전한 불상이나 탑 등 조형물들도 언제 어떻게 변할지 그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외국의 경우에는 근래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교의 극단적인 신봉자들인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이후, 그곳에 남아있던 고대 불교 유적인 바미안 석불이 우상이라며 그 절벽에 세워졌던 자신들의 조상이 세웠던 석불을 향하여 대포를 쏘아서 파괴한 것이 TV로 중개되었던 기억을 되살리면, 지금 그나마 이렇게 남아있는 것은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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