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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푸념
[뜻] 마음속에 품은 못마땅한 것(마음에 들지 않은 것)을 늘어놓음. 또는 그런 말
[보기월] 푸념을 한다고 안 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니 널리 알리는 일부터 해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
 
 지난 닷날은 달마다 모이는 높배곳(고등학교) 동무들 모임에 나갔습니다. 다들 살기 바쁜 가운데 달마다 모임을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아실 겁니다. 그래도 그리 만나서 밥을 같이 먹고 사는 이야기도 주받고 도움을 주받기도 하지요.
 
 지난 모임에서 제가 말을 꺼내 놓기만 하고 말았기 때문에 말할 채비를 해서 갔습니다. 여러 해를 만나도 저는 이야기를 듣는 쪽이지 말을 하는 쪽이 아니었거든요. 여느 때보다 많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온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듣고 좋게 말을 해 줘서 참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도움이 될 길을 찾아보자고 하고 바로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을 만나게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좀 더 일찍 알았으면 더 좋았을 거란 이야기를 듣고 힘도 났지만 좀 더 넓게 보고 생각하지 못 했던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배곳 안에서 이래저래 터울거린 지 스무 해가 다 되어 가는데 선뜻 함께하자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에 안타까워하고 이런저런 수를 찾았는데 제 마음처럼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모임에 온 동무들이 한 말을 듣고 깨달았습니다. 푸념을 한다고 안 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니 널리 알리는 일부터 해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 

 바로 돕지 못 하더라도 둘레에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에 뜻을 같이 하는 분을 이어줄 수도 있고 혼자는 짐스럽지만 여럿이 울력해서 도움을 줄 수도 있는데 그걸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동무들이 해 준 말에 기운을 얻어 좀 더 널리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토박이말을 살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토박이말바라기'가 더 크고 튼튼한 모임인 법사람(법인)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법인이 되는 데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실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지고 계신 힘, 슬기, 솜씨 무엇이든 좋습니다. 이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해 주시는 분들 가운데 바라시는 분을 법일꾼(등기이사)로 모실 것입니다. 도움을 주시고 싶은 분들은 저에게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새로운 이레를 열었던 적이 많았었는데 오늘 아침은 여느날 같지 않게 일떠났습니다. 기분 좋게 연 만큼 좋은 일이 많도록 더 힘껏 뛰어야겠습니다.
 
-허어 이 사람, 그렇게 비감해할 건 없네. 그건 그저 이 앓고 있는 늙은것의 푸념에 지나지 않는 거고... (안수길, 북간도)
-오랜만에 만난 그 친구는 며칠 째 밤을 새서 얼굴이 삭았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