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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소매

[뜻] 옷소매와 팔 사이의 빈 곳
[보기월] 살소매를 파고 드는 바람이 차가워서 팔짱을 끼고 걸었습니다.
 
 어제 아침 눈을 떴는데 여느 날보다 어두웠습니다. 비가 온다고 하더니 비가 오나 싶어 내다 보니 아직 오지는 않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설 무렵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습니다. 비가 오는 날은 아무래도 길에 수레가 더 많습니다. 배곳까지 가는 데도 때새가 더 많이 걸리지요. 무엇보다 앞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마음을 많이 쓰면서 수레를 몰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절로 천천히 가게 되고 그렇습니다. 
 
 그제 옷을 좀 얇게 입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좀 두꺼운 옷을 입고 나섰습니다. 아무래도 아침이고 비가 오기 때문에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옷이 한결 두꺼워져 있었고 춥다면서 문을 자꾸 닫았습니다. 그렇게 문을 닫아 놓고 뛰고 장난을 쳐서 먼지를 일으키면 저는 또 문을 열고 그러면 아이들은 닫기를 되풀이했지요.
 
 낮밥을 먹을 무렵 비가 그치면서 해가 나오자 윗도리가 좀 거북했습니다. 윗도리를 벗어 놓고 문을 열어 놓으니 바람이 불어서 서늘해서 바로 닫았습니다. 그러다가 일이 끝날 무렵이 되자 한결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 서둘러 집으로 갔는데 집 안도 서늘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밤에 살 게 있어서 나갔을 때는 바람이 더 차가웠습니다. 살소매를 파고 드는 드는 바람이 차가워서 팔짱을 끼고 걸었습니다. 어느새 붕어빵과 어묵을 파는 분들이 길가에서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보다 더 몸을 움츠리고 가는 사람들을 보며 가까워진 겨울을 느꼈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불쑥 글을 보내서 되겠나 싶어서 망설이던 분께 마음을 단단히 먹고 긴 글을 보냈는데 힘껏 도와 주시겠다는 반갑고 고마운 글갚음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속만 태우던 일이 풀리는 듯해서 참 좋습니다. 오늘도 일이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듭니다. 여러분도 일이 뜻대로 술술 풀리는 좋은 날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