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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잡힐손
[뜻]어떤(무슨)  일에든 쓸모가 있는 솜씨(재간)
[보기월] 누구나 잡힐손 하나는 갖고 있다는 걸 믿고 그것을 찾는 데 마음을 썼으면 하는 바람 말입니다.

  비가 온다고 하더니 제가 있는 곳에는 오지 않았습니다. 시골집에 일이 하나 있는데 비가 오면 늦춰야 해서 안 왔으면 했는데 제 바람대로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누리그물에 물어서 알게 된 분에게 일을 맡겼는데 누가 그러더군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 믿어도 되겠나? 다른 데 더 알아 봐야 되는 거 아니냐?고 말입니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도 있더라구요. 저도 알음알음으로 일을 맡겼다가 속이 썩은 적이 있어서 꼭 아는 사람한테 일을 맡겨야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서로 서로 믿고 일을 맡기고 또 믿는 만큼 제대로 일을 해 주고 삯을 받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아버지께서 그 분 일해 놓은 것을 보시고 난 뒤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믿고 맡길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한대로 일을 보기 좋게 깔끔하게 하고 있더라시며 마뜩하신 듯이 말씀하시더군요. 제가 가서 지켜 볼 수도 없지만 지켜 본다고 제대로 하고 안 본다고 얼렁뚱땅 해서는 안 되는 거지요. 사람과 사람이 사귈 때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할 것이 바로 믿음인 것입니다. 아이들한테 늘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버지께서 그 분의 일솜씨를 보시고 좋아하시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이 떠 올랐습니다. 늘 배움에 지쳐 있거나 안 좋은 생각이나 말을 하는 아이들이 이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누구나 잡힐손 하나는 갖고 있다는 걸 믿고 그것을 찾는 데 마음을 썼으면 하는 바람 말입니다. 그런 솜씨를 살릴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집과 배곳에서 함께 도와 주어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못 하니 안타깝습니다. 

  배곳이 그걸 찾는 즐거운 곳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