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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틈서리
[뜻] 틈이 난 곳의 가장자리
[보기월] 틈서리에 개미가 많은 걸 봤을 때 그 안에 먹을 게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날씨가 몇 날 사이에 많이 달라져서 그런지 사람들 옷차림이 겨울옷으로 바뀌었습니다. 어제 아침에 옷을 챙겨 입으면서 겨울옷을 입기는 그렇다 싶어서 좀 얇다 싶은 옷을 입고 나갔더니 좀 썰렁했습니다. 해가 떠서 창으로 드는 햇볕이 따뜻하고 좋았습니다. 마침 배움거리가 불빛으로 비춰 모래를 데우는 것이라서 저도 아이들도 모두 좋아했습니다.

 낮밥을 먹고 햇볕이 드는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개미떼가 새까맣게 모여 있는 게 보였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니 개미가 엄청 많았습니다. 틈서리에 개미가 많은 걸 봤을 때 그 안에 먹을 게 있는 것 같았습니다. 틈의 크기로 봐서는 그 안에 다른 것은 들어 있을 수도 없고 아마도 개미가 좋아하는 달달한 물과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개미를 불러 모으려고 일부러 부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가만히 개미들을 보면서 사람 사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 개미들도 저렇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 모이고 모인 개미들 가운데 얼른 틈 속으로 들어가 뭔가를 얻어 나오는 게 있는가 하면 자꾸 둘레만 맴돌고 들어가지 못 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해 내는 사람들도 있고, 그 일 둘레만 맴도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지요. 

 먼저 살아본 어른들이 푸름이들에게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저마다 참으로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는 일이 가장 먼저고 그 일을 찾았으면 그 일을 할 채비를 하나씩 해 나가 되, 안 될 거란 생각은 하지 말고 그 일을 즐기며 하는 제 모습을 머리속으로 그리면서 이루어질 때까지 꾸준하게 힘을 써 보라고 합니다. 

  해바라기를 하다가 개미떼를 보며 새삼 삶을 깨닫고 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먼지가 지저분하게 끼어 있는 벽의 틈서리를 모두 메워 놓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찢겨진 벽지 위로 갈라진 벽의 틈서리가 마치 길게 찢긴 웃고 있는 입처럼 드러난다.(오정희, 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