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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고나다

[뜻] 남의 일이나 잘못을 도맡아 짊어지다(대신 맡다).
[보기월] 그런데 아이들 잘못이라고 생각한 것을 제가 안고나니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어릴 때 남다르게 개구쟁이 짓을 많이 한 동무가 있습니다. 요즘도 모이면 생각지 못한 말과 움직임으로 우리를 웃게 만들어 주는 재미있는 동무랍니다. 어릴 때 여자 아이들 노는 데 헤살을 부리고 했었는데 왜 그랬냐고 물으니 누구를 좋아해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요즘 우리 아이들 노는 것을 보면 그 말이 맞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왜 아프게 하고 괴롭게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말고는 마음을 드러낼 수를 모르는 것일 겁니다. 자꾸 제게 와서 싫다는 짓을 하는 아이들 마음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참일 아이들에게 서운한 것이 있어서 마음이 좀 언짢았습니다. 아이들이 그러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아이들 탓만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기를 되풀이 했지요. 생각할 것도 많고 일도 많은데 제 어깨에 얹힌 또 다른 짐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잘못이라고 생각한 것을 제가 안고나니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커다란 굴을 파고 내려섰다고 할까요?^^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일이 잘 풀리는 듯합니다. 어제 일을 마치고 좋은 분을 만나러 창원에 갔었는데 토박이말바라기가 가는 길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말씀을 듣고 왔습니다. 잘 몰라서 겁도 없이 덤볐었는데 더 마음을 단단히 먹고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참말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어두운 밤길에 환한 불빛을 얻었으니 넘어져 무릎 깰 일은 없지 싶습니다.^^
 
 대신 책임을 지는 일이 많은데 앞으로 '안고나다'는 말을 떠올려 쓰는 분이 많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