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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잣다

[뜻]  2)물푸개(양수기, 펌프)로 낮은 데 있는 물을 빨아올리다.
[보기월] 그렇게 물을 자아 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흘을 잇달아 비가 내렸습니다. 그동안 오랜 가뭄에 비를 기다리던 고장 분들에게 단비가 될 거라고 했는데 바랐던 만큼은 아니지만 타 들어가던 땅은 참 반가웠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고장도 쉬지 않고 내리긴 했지만 그리 많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시골에 다녀왔는데 밝날 앞낮에는 한 때 해가 나기도 했답니다. 막바지 꼬까잎 구경을 나선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분들한테는 그친 비가 반가웠을 겁니다. 비가 왔지만 한뎃잠을 자러 온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투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남다른 느낌을 가졌을 겁니다.
 
 비가 그치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하러 갔습니다. 다른 집에서는 곶감을 깎는다고 식구들이 다 모여 있기도 했습니다. 지붕을 갈면서 떨어진 흙을 씻어 내러 갔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물조리개에 담아서 했는데 그렇게 하다가는 언제 다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대롱(호스)을 얻어서 물을 틀어놓고 쓸어 내니 한결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물을 잣아 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쉬지 않고 일을 해서 그런지 다 하고 나니 낮밥을 먹을 때가 되었더군요. 신과 바지는 젖어 찜찜하고 허리도 아프고 흙물이 튀어서 보기 안 좋았지만 깔끔해진 마당을 보니 기분은 좋았습니다. 들겨울(입동)날 제가 본 막바지 가을을 뒤로 하고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비처럼 떨어져 쌓인 갈잎들은 간밤에 좀 떨었겠지요?^^
 
 이 말은 1)사람이 물레와 같은 틀(기계)을 돌려 실을 뽑다는 뜻도 있습니다.
 
1)-명주실을 자아 그것으로 비단을 만들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여펀네들은.... 미역밭에 나가 물질할 엄두를 못 내고 집에서 물레로 양말 짤 실을 잣거나...(현기영, 순이 삼촌)
2)-펌프는 물을 넣고 여러 번 자아야 물이 올라온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