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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칠칠하다
[뜻] 1)(사람이나 그 말과 짓이)야무지고 반듯하다
[보기월] 그런 가운데에도 칠칠한 아이들이 있어서 마음이 따뜻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 기분이 날씨와 아랑곳하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어제는 그 어떤 날보다 더 힘든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참일 집을 나설 때는 챙겨서 할 일도 많고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곧 뭔가 떨어질 것만 같이 낮은 하늘에서는 방울방울 비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서늘해서 가져 간 옷을 껴입고 일을 비롯했습니다. 앉자마자 날마다 하는 일을 틀처럼 해 나갔지요. 조금 일찍 나왔기 때문에 여느 날보다 좀 일찍 아침 일이 끝났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하기로 마음 먹었던 일을 했습니다. 그때까지가 다였습니다. 아이들과 만날 채비를 하러 간 뒤부터는 궂은 날씨와 같은 기분이 되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매지구름이 바람과 함께 몰려와 투둑투둑 비를 뿌리고 배움방을 흔들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비바람에 휩쓸리는 나뭇잎처럼 아이들 몸과 마음도 뒹굴어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가운데에도 칠칠한 아이들이 있어서 마음이 따뜻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쳐 쓰러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칠칠하다'는 2)(-지 못하다와 어울려) 사람이 주접이 들지 아니하고 깨끗하다, 3)(나무, 풀, 털이) 잘 자라서 보기 좋다는 뜻으로도 씁니다. 
1)-그녀는 칠칠하지 못하게 더해야 할 수를 곱해서 엉터리 계산을 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그 댁이 큰댁의 기둥인데 장가를 열 번 들면 그만큼 칠칠하고 일새 빠른 사람을 구경이나 할 줄 아오?(심훈의 영원의 미소)
2)-영희는 칠칠하지 못하게 옷에다 국물을 흘리고 밥을 먹는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부월이는 아직도 칠칠치 못한 속옷 차림인 채 방 안의 아랫목과 윗목 사이를 연락부절로 서성거리면...(윤흥길, 완장)
3)-트레머리가 탐스럽고 칠칠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나는 아직 열여섯이라 마님에게 귀염을 받는 것이 다만 좋았고 칠칠한 나물을 뜯어 드리고자 한사코 이 험한 산속으로 기어올랐다.(김유정, 산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