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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푸접

[뜻] 남에게 너그럽고 따뜻이 대하는 됨됨이(성질)
[보기월] 푸접이 좋다는 말도 어찌보면 그리 반가운 말이 아닐 수도 있지 싶습니다.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하늘은 낮고 어두웠습니다. 어제보다 두꺼운 옷을 입고 가서 그런지 서늘한 느낌을 덜했습니다. 아침부터 줄줄이 이어지는 일을 하나씩 해 내느라 눈코 뜰 새도 없이 하루를 보냈습니다. 여러 가지 일 가운데 하나가 셈을 할 게 있었는데 그 일 때문에 일이 밀리는 바람에 더 힘이 들었습니다. 
 
  남한테 싫은 소리를 잘 못하고 아금바리 챙기는 일도 서툴어서 뒤늦게 바쁜 걸음을 치는 때가 있는데 어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다 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듣지 않아도 될 소리도 듣고 언짢은 낯빛도 봐야 했습니다. 제가 없었으면 안 해도 될 일이라 더 미안했습니다.
 
  여러 사람들 가운데 푸접 좋다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푸접이 좋다는 말도 어찌보면 그리 반가운 말이 아닐 수도 있지 싶습니다. 제 하고 싶은 말과 짓을 마음대로 하며 살면서 마음 아픔 없이 사는 게 좋은 거라고 여긴다면 말입니다. 또 겉으로는 푸접이 좋다는 말을 듣지만 제 마음속은 썩고 있으면 그것도 잘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겉과 속이 한결같이 너그럽고 따뜻한 사람이 되려면 무엇보다 제몸을 가장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된다고 합니다. 그런 마음이 바탕에 없으면 남한테는 좋은 소리를 듣지만 속으로 덧이 나게 되지요. 그래서 마음을 좋게 다스리는 일을 크게 여기겠지요.
 
 -어머니는 손자한테 푸접을 하고 사시지요.(표준국어대사전)
 -영호는 고국 사람들이 그와 같이 범연하고 푸접 없음을 생각하면, 고국이 아무 재미도 없어지는 것 같았다.(채만식, 소년은 자란다)
 -주인아저씨는 생긴 것은 좀 험상 궂지만 푸접이 좋고 붙임성이 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