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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위허위
[뜻] 2)힘에 겨워 몹시 힘들어하는 모양
[보기월] 옆에서 보는 사람은 허위허위 혼자서 일을 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습니다.
 
  그제 일을 마치고 나올 때 비가 오지 않아서 슈룹을 두고 왔었는데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서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겁니다. 여느 날보다 수레도 많았습니다. 비나 눈이 올 때 수레 안에 김이 서리는 게 많이 성가신데 문까지 말을 안 들어서 더 힘들었습니다. 제가 타는 수레 나이가 있으니 아쉬운대로 참고 견디다가 아주 못 쓰게 되면 돈을 들여 고칠 생각입니다. 
 
 잔칫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어 해야 되는 일을 하나씩 챙기고 있습니다.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라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같은 일에 마음을 써 거둔 열매들을 나누는 자리에 이어서 토박이말바라기를 법인으로 만드는 모두모임(사단법인 창립총회)까지 하게 되어서 일이 곱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일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더 잘하고 싶은데, 더 많은 걸 나눠 드리고 함께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늘 아쉽고 마음이 바쁘답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은 허위허위 혼자서 일을 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그랬다면 오늘 이 자리에 제가 없을 것입니다. 이래저래 여기저기서 도와 주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허위허위'는 어릴 적 새를 쫓을 때 팔을 휘저으며 내던 소리였습니다. 그래서 1)손발 따위를 이리저리 내두르는 모양을 뜻합니다. 이런 뜻이 힘에 겨워 몹시 힘들어 하는 모양을 빗대어 나타내는 뜻으로 번진 게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1)-금순네는 두 팔을 허위허위 내저어 가며 안타깝게 중얼거린다(윤흥길, 묵시의 바다)
2)-오 노인이 월라산 기슭에 묻히던 날, 산길을 더위잡고 허위허위 올라가는 상여 뒤에는 흰 두루마기 행렬이 수백 명 장사진을 이루었다.(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