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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살천스럽다

토박이말 맛보기

 

배달말지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살천스럽다
[뜻]쌀쌀하고 매섭다.
[보기월]누구나 살천스러운 사람과는 어울리기를 꺼려하기 마련이니까요.
 
  "와~ 눈이다!."
  누군가 외친 한 마디에 아이들 눈은 모두 밖으로 쏠렸습니다. 
  "우리 나가요."
  또 누가 한마디 하자 너도나도 나가자고 또 거들고 나왔습니다. 
  그 말을 듣고 밖을 보니 눈이 날리고 있었고, 밖에 나와 강아지처럼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던 걸 멈추고 나갈 수는 없었답니다. 여우눈처럼 오다가 그쳤기에 아이들은 더 아쉬워했습니다. 

  다들 바라는 것을 들어주고 하고 싶다는 것을 다 할 수 있게 해 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그렇게 해 주지 못 하는 사람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운한 마음을 거친 말에 담아 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걸 보며 저를 만만하게 보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요. 

  제가 저를 잘 알기에 그렇게 보일만 하다는 것을 더 잘 압니다. 그럴 때는 나도 좀 살천스럽게 해 볼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누구나 살천스러운 사람과는 어울리기를 꺼려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그것도 마음처럼 잘 되지 않고 그렇게 해서 달라지는 것은 사람답지 않다고 여기다 보니 속만 태우곤 합니다. 

 눈이 많이 온 곳은 밤새 길이 어는 바람에 미끄러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도 밤새 눈이 좀 왔다고 하는데 얼마나 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수레가 젖어 있는 걸 봐서 아주 조금 오다가 녹았나 봅니다. 들겨울달, 첫눈이 오는 달이라고 했는데 달이름에 맞춰 눈이 내리는 걸 보며 달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게 살천스러우니까 주변에 사람이 없지.(표준국어대사전)
 -어둠 속에 눈을 뜬 강실이한테 무참히 끼쳐 든 것은 생전 처음 맞닥뜨린 낯섦의 스산하고 살천스러운 기운이었다.(최명희, 혼불)
 -김제댁은 살천스럽기가 웬만한 말에도 서릿발이 쳤으나... (송기숙, 녹두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