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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허전거리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전거리다
[뜻] 다리에 힘이 아주 없어 쓰러질 듯이 걷다=허전대다
[보기월] 허전거리 듯이 가고 있는 우리들 민낯을 똑똑히 보고 풀 수를 찾는 데 힘을 쓰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흐린 하늘에 싸늘했던 아침과 달리 낮에는 봄처럼 포근했습니다. 두꺼운 윗도리가 거추장스러웠으니까요. 앞낮에는 아이들과 씨름을 하고 뒷낮에는 갈닦음(연수) 자리에 갔습니다. 지난해 같은 일을 하면서 여러 차례 풀어야 할 거라며 이야기를 했고, 같이 일을 했던 분들이 계셔서 좀 달라졌을 거란 바람을 갖고 갔었지요. 
 
  그런데 여전히 앞뒤, 손발이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먼저 나와야 할 것이 나오지 않았고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 줄 거라고 했던 말이 부끄러울 만큼 달라진 것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멀리 내다볼 수도 있어야 하지만 안친 풀거리가 무엇인지도 봐야하겠습니다. 허전거리듯이 가고 있는 우리 민낯을 똑똑히 보고 풀 수를 찾는 데 힘을 쓰면 좋겠습니다. 이끄는 사람이 그런 눈을 가지면 더 좋고 그렇지 못 하면 옆에 있는 사람이 그럴 수 있어야 하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허전거리다'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허전하다'라는 말을 잘 아신다면 그리 멀게 느껴지지는 않을 겁니다. '허전하다'가 1)둘레 아무것도 없어서 빈 듯한 느낌이다, 2)무엇을 잃거나 기댈 곳이 없어진 것 같아서 서운한 느낌이 있다, 3)느즈러져 든든한 느낌(안정감)이 없다는 세 가지 뜻이 있고 3)의 뜻과 아랑곳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허전하다'의 작은 말은 '하전하다'라는 것을 알면 '하전거리다', '하전대다'는 말도 그 뜻을 바로 알 수 있을 테구요. 
 
  날마다 숨 쉬 듯이 쓰며 사는 우리말의 깊이와 넓이를 알고 쓰려는 마음을 가져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가진 힘을 똑똑히 안다면 말이지요.
 
-요새는 통 먹지를 못해서 그런지 다리가 허전거린다.(표준국어대사전)
-숟가락 쥔 손이 이따금 경련을 일으키고 허전거리며 눈물이 쏟아질 듯하여 참을 수 없었다. (현진건, 적도)
 
4348. 12.2.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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