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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줄하다
[뜻] 차림새가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초라하다).
[보기월] 허줄한 옷차림도 한 몫을 했겠지만 오랜 해달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잘한다고 추기보다 못한다고 나무라기가 쉽습니다. 누구나 못한다는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제 배움자리에서 좋은 말씀을 들으면서 한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몸소 겪으며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말씀은 제 생각과 꼭 같았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되 말을 가운데 두고 말을 살리는 것이 얼을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으로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이든 잘하는 것을 찾아 출 수 있도록 서로 마음을 쓰면 좋겠습니다. 
 
 잠이 모자라 낮을 보내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즐거움으로 잊을 수가 있었습니다. 배움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눈꺼풀이 무겁게 느껴지고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집에 와서 할 일을 하고 일찍 쉬어야지 생각을 했는데 낮 동안 아버지께서 더 힘들어 하셨다는 기별을 받고 다시 덧낫집에 갔습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다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분을 만났습니다. 옛날에 같이 일을 한 적이 있는 분이었지요. 그런데 얼른 알아보지 못 했답니다. 허줄한 옷차림도 한 몫을 했겠지만 오랜 해달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참일 저도 터벅한 흰머리에 가볍게 입고 있긴 했는데 그 분도 참 가볍게 입으셨더라구요. 짧은 인사를 주받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저마다 갈 길로 갔습니다. 또 만날 날이 오겠지요.
 
  -아버지는 딸이 데려온 남자의 허줄한 외모만 보고 결혼을 반대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일뜰한 어머니는 오래된 옷을 허줄하게 입고 다니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셨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전에 어릴 때 종종 거리에서 주소 적은 종이쪽을 들고 남의집살이를 가는 허줄한 여인네들이 행방을 묻던 일을 본 일이 있어서...(최정희 지맥)
  -나는 양심에 가책을 받을 때는 허줄한 거지를 보아도 오히려 부끄러운 노릇이요...(박종홍, 새날의 지성)
 
 '허줄하다'는 '허기가 지고 출출하다'는 뜻도 있는데 그런 뜻일 때 센말은 '허출하다'를 씁니다.  
 -나는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더니 벌써 배가 허줄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나는 지금 너무 허줄한 상태라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