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침
[뜻] 안쪽으로 쑥 들어간 곳
[보기월] 제가 일하는 배곳이 안침에 있는 건 아닌데 한길 가가 아니라서 찾기가 쉽지 않긴 합니다.
일이 많은 사람이 이래저래 자꾸 할 일이 하나씩 불거지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즐겁게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일은 괴롭습니다. 제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일 때는 더 그렇습니다. 수레 손보는 일까지 겹쳐서 앞낮에는 더 바빴습니다.
수레를 맡기고 배곳으로 가는 길에 반가운 기별이 왔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를 법인으로 만들어도 좋다는 보람(허가증)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별을 주신 분이 한걸음에 달려 오셔서 그 보람을 같이 보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제 남은 걸음은 하나입니다. 법원에 가서 이름을 올리는 것(등기)입니다. 그러면 '토박이말바라기'가 법인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제 새해 첫일은 바로 그 일이 될 것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하던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데리러 오겠다며 기별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된다고 했지만 꼭 오겠다는 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만나기로 한 때가 다 되었을 무렵 배곳을 못 찾겠다며 기별이 왔지요. 제가 일하는 배곳이 안침에 있는 건 아닌데 한길 가가 아니라서 찾기가 쉽지 않긴 합니다. 길찾개가 없는 수레를 타고 와서 그렇기도 했구요.
배곳 가까운 곳까지 왔다고 했지만 찾아 오길 기다리는 것보다 제가 그곳으로 가는 게 빠를 것 같아서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만나 집으로 오는 길은 데워져 있던 수레 안 숨씨(공기)와 더불어 참 따뜻했습니다. 그래 이 맛에 산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누리어울림마당 벗들께서도 토박이말바라기 기별을 듣고 많이들 기뻐해 주시고 기운이 나는 말씀을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힘과 슬기를 보태주실 것이고 토박이말바라기가 할 일들도 다 잘 될 거라 하셨습니다.
오늘이 지나고 나면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여러분들께 새해 인사 올립니다. 밝아오는 새해 뜻하신 일들이 뜻대로 잘 이루어지시고 알음이 늘 함께하시며 좋은 일들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토박이말을 더욱 많이 많이 사랑해 주시고 둘레 분들께도 나눠 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골짜기 안침 깎아지른 바위 절벽 위로 무성한 숲에 둘러싸여 한눈에도 색달라 보이는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다.(유재용, 성역)
-우리집은 널찍한 샛길 안침에 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8. 12.31.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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