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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상고대

[뜻]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
[보기월] 그 상고대 때문에 나무가 죽는다는 걸 알고 새삼 놀랐습니다.
 
  손을 호호 불어 가며 글쇠판을 누르고 있으니 옛날 어릴 때 얼음을 지치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날씨도 요즘보다 훨씬 더 추웠고 옷도 그리 따뜻한 것도 아니었는데 잘 견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에서 토끼 몰이를 하던 일도 생각납니다. 신발 안으로 눈이 들어와 발이 젖어 시려도 잘 놀았지요. 그래서 좋아서 하는 일은 힘든 줄 모르고 한다는 말이 있고, 놀 때는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나 봅니다. 
 
  아이들 자리에서 생각하면 이제 마칠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좀 더 놀듯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 쉽다는 걸 잘 압니다. 그런데 해야 할 게 있고, 그것을 하는 것이 마땅한데 그렇게 해야 할 걸 하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말없이 해야 할 일을 챙겨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다른지요. 오죽하면 제가 그리 잘하는 아이 어버이가 부럽다고 했겠습니까? 나이는 같은데 하는 걸 보면 몇 살 언니처럼 보이니 말입니다. 
 
  어제 일을 마치고 오는 길에 수레 안에서 들었는데 지난 이레끝에 우리 고장에 온 상고대로 말미암아 많은 나무가 죽게 되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한밭에 같이 갈 사람을 만나는 곳에서 나뭇가지에 하얗게 눈처럼 붙은 서리를 보고 참 예쁘다며 찍그림을 찍었었거든요. 그 상고대 때문에 나무가 죽는다는 걸 알고 새삼 놀랐습니다. 볼 때는 예쁘기 때문에 '서리꽃'이라고도 하고 나무에 서리 내린 게 보인다고 '나무서리'라고도 하는데 나무에게는 엄청 궂은 일이었던 것이지요. 제가 예쁘다고 좋아하고 있을 때 나무는 많이 아파하고 있었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상고대가 끼다."꼴로 많이 쓰이는데 옛날에는  '산고'로 적었다고 '산(뫼)'과 아랑곳한 말로 보는 분도 있지만 '산(살아있는)'에 "손이 곧다"할 때 '곧'을 더한 말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렇게 말밑을 생각해 보는 게 저는 재미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길가의 낙엽에는 서리가 내려 있고 나뭇가지에도 상고대가 허옇게 피어 있었다.(송기숙, 녹두장군)
 -산의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상고대와 눈꽃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절결이 펼쳐졌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9. 2.3.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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