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앞짧은소리
[뜻] 1)앞으로 늘품이 없거나 앞날에 좋지 않은 일을 뜻하게 된 말마디
[보기월] 누구보다 아이들한테는 앞짧은소리를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어제 비가 조금 올 거라는 기별을 들어 알고 있었지만 하늘만 보고 비가 안 오는 줄 알고 나갔다가 비를 조금 맞았습니다. 옷이 젖을 만큼은 아니었고 아주 조금 말입니다. 저 말고도 저처럼 비를 맞는 사람들이 있었지요. 장마답게 낮에도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되풀이했습니다.
때끝꼲기(기말평가) 열매를 보고 싶어 안달을 난 아이들이 아침에 가자마자 저에게 달라붙어 얼른 알려 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여느 때 잘하면 절로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걸 모르지 않는 아이들이 그것을 몸으로 겪어 알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만나는 첫날부터 그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그리 따라 주는 아이가 없다면 그건 제가 모자란 탓일 것입니다.
오늘 누군가 올려 준 글에 몇 해 앞에 잇달아 여러 사람 목숨을 빼앗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람이 남긴 말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 선생님이 해 준 말을 듣고 나쁜 마음이 자라났다는 것이었죠. 그때 누군가 '착하다'는 말을 한 마디 해 줬더라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는 말과 함께 말이죠.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는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자꾸 잊고 살지요. 누구보다 아이들한테는 앞짧은소리를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스스로 "못 한다." "안 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는 아이들은 둘레 어른들이 그런 마음을 갖도록 만든 거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말은 2)앞으로 하지 못할 일을 하겠다고 섣불리 하는 말이라는 뜻으로도 씁니다. 저는 이 말을 보면서 이 말과 맞서는 말로 '앞긴소리'라는 말을 만들어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늘품이 있고 좋은 일을 뜻하게 된 말마디'라는 뜻을 담아서 말이지요. '앞짧은소리'는 '불길한 말', '부정적인 말', '불행한 말'이고 '앞긴소리'는 '행복한 말', '긍정적인 말'이 되는 거죠.^^
1)-아저씨는 그 '막차'라는 말이 어딘지 모르게 앞짧은소리처럼 들리면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표준국어대사전)
-앞짧은소리는 되도록 삼가는 게 좋겠어.(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상우는 실없이 앞짧은소리를 잘한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9. 7.12.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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