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흐슬부슬
[뜻]차진기가 없고 부스러져 헤어질 듯한 모양
[보기월]그런데 매미 몸은 벌써 흐슬부슬 곧 부스러질 것 같았습니다.
언제부터 들렸는지 모르겠지만 매미 울음 소리가 들립니다. 저마다 생김새도 다르고 울음 소리도 달라서 어릴 때 울음 소리에 따라 이름을 붙여 부르던 게 생각납니다. 여름은 더워야 여름답다지만 시원하게 씻고 옷을 다 입기 앞에 땀이 나는 저는 더위가 반갑지 않습니다.
집을 나설 때 손쥬련(손수건)을 들고 나가 땀을 훔치며 갑니다. 배곳으로 오는 길, 땀을 닦느라 고개를 숙이니 바닥에 매미가 죽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미 몸은 벌써 흐슬부슬 곧 부스러질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서 그런 것인지 개미들이 달려들어서 그런지 알 수 없었지만 개미떼가 새까맣게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벌써 그 매미는 한살이를 마친 것일 테지요. 우리가 못 보고 못 알아차리는 사이 그렇게 새롭게 태어나고 또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살이(생물)들이 셀 수 없이 많은 것입니다. 사람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살아있음에 고마워해야 하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과 서로 먼저 생각해 주고 높여 주며 살아도 짧은 삶이라고 합니다.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면 다툴 일도 없다는 말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매미 주검을 보고 난 뒤 저도 모르게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고 아이들의 철없는 말과 생각없이 하는 듯한 짓들도 덜 거슬리게 느껴졌습니다. '내려 놓기', '비우기'가 절로 되었다고 할까요?^^
-물밑을 걸어 보니 발밑에서 흰모래가 흐슬부슬 바싹거린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마른 흙벽에서 모래가 흐슬부슬 흘러내렸다.(표준국어대사전)
-몸이 흐슬부슬 흐무러지는 것 같으면서 사지의 기력이 탁 풀렸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4349. 7.14.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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