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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흘미죽죽
[뜻] 일을 야무지게 끝맺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질질 끄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흘미죽죽이
[보기월] 그런데 그것도 어찌보면 제가 일을 흘미죽죽 넘기는 바람에 얻은 덤입니다.

 바쁜 일을 다 제쳐 두고 아이들과 몸소겪배움(체험학습)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저도 처음 가 보는 곳이라 모든 게 새롭고 배울 게 많았습니다. 나라 안팎을 가릴 것도 없이 몸소 겪으며 배우는 게 얼마나 좋은지 새삼 깨닫고 왔습니다. 

 오랫동안 눈이 쌓여 있어서 또는 바위가 눈같이 하얗다는 눈뫼, '설악산'이 보여 준 아름다움에 눈을 맑힐 수 있었습니다. 여러 해 앞 사람이 낸 불에 다 탔었다는 솔숲 안에 자리잡은 낙산사는 불이 났던 자국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소나무, 바다와 어우러진 곳곳이 다 아름다웠습니다.  

 두 동강 난 나라에 살고 있음을 똑똑히 알게 해 준 통일전망대를 보며 가슴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깨끗함과 맑음을 잃지 않은 새바다(동해) 물과 모래톱을 본 우리 네 사람은 와~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물이 좀 차갑고 비가 내리는 바람에 물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커다란 메에 양과 소를 풀어 기르는 곳에 올라 여름이 아닌 가을 바람을 느낄 수 있었지요. 

 거울처럼 맑은 바다 경포대, 배다리 선교장을 뒤로 하고 박경리 님이 사시던 집을 둘러 본 다음 메 위에 자리를 잡고 갖가지 볼거리를 모아 놓은 박물관 '산'에서 한나절을 보내며 많은 것을 보고 잊지 못할 일들을 만들기도 했네요.

 돌아 오는 길 우리나라에서 낱사람(개인)이 만든 하나 밖에 없는 한글 박물관에 갔습니다. 관장님께서 서른다섯 해 동안 남다른 사랑으로 모은 몬들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한 우물을 판 열매이기도 했지만 남달리 더 많은 힘을 쏟은 열매인 걸 알기에 더 우러러보였습니다. 

 관장님께서 해 주신 말씀과 따뜻한 마음에 때가 흐르는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만남이 또 다른 일거리와 새로운 길을 열어 준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원고구려비를 보며 그렇게 남긴 자국 하나에 그 옛날 우리 겨레 이야기가 그리 많이 담겨 있다는 것에 거듭 놀라웠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하루 더 늘어난 나들이였지만 그 하루 동안 보고 느끼며 배운 것이 돈으로 살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생각합니다. 네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며 배운 것을 더하면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어찌보면 제가 일을 흘미죽죽 넘기는 바람에 얻은 덤입니다. 제가 짜인 대로 움직였으면 못 얻었을 것이니 말입니다.^^

 이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줄줄이 이어진 일들을 힘껏 해 나가는 일이 남았습니다.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일이 있어 좋습니다.


4349. 8.1.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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