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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흘게
[뜻] 매듭 사개 고동 사북 따위를 단단하게 조인 만큼이나 어떤 것을 맞추어서 짠 자리.
[보기월] 들고 나간 종이주머니 손잡이 매듭 흘게가 풀려서 떨어뜨릴뻔 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반가운 기별을 듣고 절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제가 사는 마을에 있는 가온배곳(중학교)을 나온 사람이 올림픽에서 아주 좋은 열매를 거두었다는 기별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얼굴도 모르지만 마을 사람처럼 여겨져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것도 지고 있다가 멋지게 뒤집기를 해서 이겨서 더 짜릿했습니다. 게다가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를 되풀이해서 말한 뒤 좋은 열매를 얻은 것을 보여 줌으로써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힘을 똑똑히 보여주어 저로서는 더 기뻤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섰는데 나서자마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들고 나간 종이주머니 손잡이 매듭 흘게가 풀려서 떨어뜨릴 뻔했거든요. 다른 손으로 재빨리 받쳐서 잡았기에 망정이지 아침부터 땀을 한 바가지 흘릴 뻔했습니다. ^^

 여름 토박이말 놀배움터 셋째날도 수수께끼와 팔찌 만들기를 하면서 즐겁게 잘 보냈습니다. 누가 잘하는지를 가리는 겨루기가 아니다보니 서로 없는 것을 찾아주기도 하고 뒤늦게 하는 사람을 돕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울력배움(협력학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배달말난이들이 하고 있는 토박이말 놀배움감 만드는 일도 어려움 없이 잘되어 갑니다. 서로 미루는 일이 없고 스스로 나서서 할 일을 하고 다 한 뒤에는 다 못한 일을 도와 끝내는 것을 보며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짓기도 했지요. 기분도 좋고 느낌도 좋습니다. 좋은 열매를 거둘 거라 믿습니다.

 뒷낮에는 토박이말 멋글씨 보임잔치(전시회)를 보러 순천에 갔습니다. 제가 알기로 토박이말을 벼름소(주제)로 멋글씨를 쓰고 보임잔치를 연 것은 처음입니다. 그게 그 누구보다 반가웠기 때문에 꼭 가서 손뼉을 쳐 주고 싶었습니다. 가서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생긴 진유성 멋글씨꾼(캘리그래퍼)을 만나서 기뻤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말과 글을 챙기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더 고마웠지요. 
 
 앞으로 토박이말을 살리고 가꾸는 일에 힘과 슬기를 보태기로 했으니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한 분 한 분 늘어감에 따라 토박이말바라기도 더 튼튼해지니 참 좋습니다. 손잡아 주시고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실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시면 두 팔 벌려 반갑게 맞아드리겠습니다.^^ 
 
 이 말이 들어간 '흘게(가) 늦다'는 말은 1)흘게가 조금 풀려 느슨하다, 2)됨됨이나 하는 짓이 야무지지 못하다는 뜻으로 씁니다. 또 '흘게(가) 빠지다'는 '얼이 똑똑하지 못하고 흐릿하거나 느릿느릿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알아두시면 쓸 일이 있을 것입니다. 

4349. 8.11.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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