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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ㆍ김민서의 음악편지

[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99] 존 레논 “이메진”

비틀즈 해산 이듬해 발표
‘요코’ 영향 평화지향적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천국이 없다고 생각해 봐요

어렵지 않아요

우리 발밑에는 지옥이 없고

위에는 창공만 있겠죠

모든 사람들이 오늘을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해 봐요

어렵지 않아요

나라가 없다고 생각해 봐요

죽일 일도 죽일 필요도 없어요

종교가 없다고 생각해 봐요

모든 사람들이 평화 속에서

살아가겠죠

나를 몽상가라할지 몰라도

나만 그런 건 아니에요

당신도 우리와 함께해요

세계는 하나가 될테니까

재물이 없다고 생각해 봐요

탐욕도 굶주림도 없겠죠

오직 인류애만 있고

세계는 하나가 될테니까

             - 존 레논 이메진중에서

 

 

태국의 어느 난민 수용소.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린 조국 캄보디아를 탈출한 디스 프란과 그의 미국인 친구 시드니 쉔버그가 감격의 포옹을 한다. 그때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존 레논의 목소리가 영혼을 울리며 영화 <킬링필드>159분의 끝을 맞는다.

 

롤랑 조페 감독의 1985년 작 킬링필드는 전쟁과 이념이라는 미명으로 자행되는 집단학살과 인권 유린, 그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최소한의 가치마저 짓밟히는 참상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화제작이다.

 

뉴욕타임스지 특파원인 시드니는 캄보디아 내전 당시 미국 공군의 오폭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프놈펜에 도착한다. 미군 쪽에선 그 사실을 은폐하려 하지만 통역관인 디스 프란과 함께 어렵게 현지에 가서 참혹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뒤 전세는 반군의 우세로 기운다. 두 사람은 수도 프놈펜이 함락되기 직전에 가족을 미국으로 탈출시키지만, 자신들은 남아서 계속 취재를 하기로 한다.

 

수도가 함락된 뒤 시드니와 프란은 프랑스대사관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지만 프란이 캄보디아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프란은 크메르루주군에게 붙잡힌 뒤 온갖 고초를 겪다가 천신만고 끝에 킬링필드를 지나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둘은 감격의 재회를 한다.

 

전 세계인에게 감동과 충격을 주었던 <킬링필드>85년 제5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편집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는데, 디스 프란역()의 행 응고르가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조연상을 받는 인종차별을 당해 논란이 일었다. 그 역시 캄보디아 출신이다.

 

그리고 그는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LA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크메르루주의 소행으로 추측되었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며 감동을 배가 시켰던 <이메진(Imagine)>1971년에 발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틀즈가 공식 해산한 이듬해이다. 그 시절 존 레논은 맑고, 포근하고, 몽환적이며 평화지향적인 작품들을 많이 지었다. 일본 출신의 전위예술가인 오노 요꼬와 함께 있을 때이다.

 

예술적 상승을 공유할 수 있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게 소원이었던 그가 예술적 온도가 맞는 여자와 불같은 사랑에 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사랑조차 우리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던 그였지만, 그 사랑을 홀로 남겨둔 채 1980128일 밤 괴한의 총탄을 맞고 영면에 들었다. 세기적 손실이었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