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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섧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섧다

[뜻]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아 화나고 답답해서 슬픈 느낌이 마음에 차 있다.
[보기월] 무슨 까닭인지 잘 모르지만 아주 섧게 우는 걸 보니 마음이 쓰였습니다. 

  갑자기 닥친 추위에 놀란 것은 사람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높은 곳에는 벌써 서리가 내려서 서리를 맞은 푸나무들이 마치 삶은 것처럼 되어 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그 푸나무들도 우리처럼 놀랬겠지요?

  추위와 가장 가까이 자주 만나게 되는 손이 거칠어지고 입술도 거칠어진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주머니를 털어가는 갖가지 겨울 쓸몬(용품)들이 벌써 나와 그것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그것을 뜯어서 뿌리는 장난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장난감을 만드는 분들이 이런 것까지 생각해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일을 마칠 때가 되지 않았는데 나갈 일이 있어 좀 일찍 나가는 길에 다른 것을 챙긴다고 열쇠를 두고 나오는 바람에 또 들어갔다 나오느라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 수레를 가지러 바쁘게 걸어 가는데 한 아이가 길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잘 모르지만 아주 섧게 우는 걸 보니 마음이 쓰였습니다. 옆에 있는 분이 아마 애 어머니인 것 같았고 길을 가다가 뭔가 틀어진 게 아닐까 생각을 하며 제 갈 길을 갔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보는 길에서 아이가 저러면 어른 얼굴도 화끈거릴 수 있는데 아이 어머니 얼굴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 느낌에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았지만 날씨도 추운데 흘리는 눈물 때문에 얼굴이 시리겠다 싶었습니다. 

 '섧다'는 '서럽다'와 같이 대중말(표준말)이고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나에게 울지 말라던 오빠는 잠자리에서 남몰래 섧게 울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갈 곳 없는 내 처지가 너무도 섧다.(표준국어대사전)
 -유씨 부인이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쉬며 오막으로 돌아간 후, 하상은 세운 두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섧게 울었다.(한무숙, 만남)

4349. 11.3.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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