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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지직하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직하다

[뜻] 반죽 따위가 조금 진 듯하다
[보기월] 얼른 생각이 나 가서 보니 국이 지직해져 보일 만큼 졸았더군요. 

  어제 아침 수능 때문에 여느 날보다 늦게 배곳에 오라고 했지만 할 일도 있고 걸어가면 되니 남들보다 일찍 갔습니다. 갔더니 그야말로 조용했습니다. 아이 셋이 마당에서 공을 차고 있었고 배움방 안에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포근할 거라는 날씨 기별을 듣고 조금 가볍게 입고 갔는데 문을 열고 앉아 있으니 춥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도 없고 조용하게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어 할려고 마음 먹었던 일을 비롯하기 앞에 바쁘게 봐 달라는 게 있어서 하고 나니 아이들이 들어와 떠들었습니다. 제가 하려던 일은 못했지만 오늘 안에 해야 할 일이라 차례를 바꾼 셈이었습니다. 

  갈배움 여는 날(공개수업일)이었는데 아이들이 만들어 온 토박이말 몸말 널알림감을 보니 대견했습니다. 저는 옛날 배움책 찍그림(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그냥 말로만 하던 것과 받아들이는 게 다름을 느꼈습니다. 옛날 배움책에 밥줄, 밥통, 살갗과 같은 말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을 때와 보여 주었을 때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옛날 배움책에 쓰던 말을 다시 오늘날 배움책에 넣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똑똑히 느꼈을 것이라 믿습니다. 

 바쁘게 보내고 돌아오는 길, 배가 고파서 오자마자 국을 데웠습니다. 그런데 슬기틀 앞에 앉아 일을 하다가 그걸 잊고 있었습니다. 얼른 생각이 나 가서 보니 국이 지직해져 보일 만큼 졸았더군요. 그나마 눌어붙지는 않아서 낫다고 생각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이들 입에서 날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만큼 다들 바쁘게 산다는 것이겠지요. "바쁘죠?" "그렇게 살아서 뭐 할건데요?" 어제 제가 들었던 말이 귀에 맴도는 아침입니다.

  -빵 반죽치고는 좀 지직하다.(표준국어대사전)
  -노가는 이미 끓어 넘은 솥이니 한소끔 지직하게 잦혀 뜸만 들이면 머지않아 숟갈을 들게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이문구, 산 너머 남촌)

4349. 11.18.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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