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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성냥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성냥

[뜻] 무딘 쇠 연장을 불에 불리어 새 연장으로 만듦.
[보기월] 그걸 보고 옛날 아버지께서 무뎌진 낫을 가지고 성냥을 하러 가시던 게 떠올랐습니다. 

 "아 춥다. 옷을 하나 더 입고 나올 걸."

  집에서 나오는 길에 만난 아이들끼리 주고받은 말입니다. 그런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꽤 쌀쌀한 아침 날씨였습니다. 문이 열려 있으면 닫으라고 하지 않아도 닫는 아이들입니다. 낮밥을 먹고 와서는 덥바람틀(온풍기)를 틀어 달라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틀어 주고 싶었으나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서 그것을 닦고 거름그물에 붙은 먼지를 씻는 게 먼저였습니다. 비록 틀어 주지는 못했지만 먼지를 깨끗이 가셔 놓았으니 추우면 언제든지 틀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덥다고 찬바람틀 찾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날이 참 빨리 간다 싶습니다.

  밖에 일이 있어 나갔습니다.  그 일을 끝내고 남들은 집으로 갈 때 다시 배곳으로 갔습니다. 남아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도우러 갔지요. 다들 맡은 일을 하고 있었고 제가 맡은 일은 글종이(문서) 묶기였습니다. 맞춰서 구멍을 뚫고 끈으로 묶는 일이었는데 옛날만큼 얼른 되지 않았습니다. 

  칼로 자를 게 있어 종이를 자르는데 칼이 잘 들지 않아 칼날 끝을 부러뜨린 뒤 자르니 잘 들었습니다. 그걸 보고 옛날 아버지께서 무뎌진 낫을 가지고 성냥을 하러 가시던 게 떠올랐습니다. 옛날에는 칼이나 낫이 무뎌지면 대장간에 가져가 성냥을 해서 썼습니다. 그런데 제가 쓴 그칼은 칼날을 날카롭게 하는 게 참 손쉬우면서도 조금씩 끊어지다 끝내 없어져 버리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리가 바뀌면서 빠름과 쉬움을 좋아하다보니 느림과 어려움을 싫어하고 그와 함께 아낌과 되씀이 설 자리를 잃어 가니 안타깝습니다. 옛날 것도 좋은 낯은 살리고 지켜가려는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힘을 써야겠습니다. ^^

 - 장수가 이곳 대장간에서 성냥을 하기 시작한 것도 벌써 일 년이 되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이제는 사정이 있어 이곳으로 들어와 눌러앉은 대장장이 금생이한테 아예 성냥 일은 맡겨 버린 것이다. (최명희, 혼불)

4349. 11.30.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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