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손도울이
[뜻] 일하는 사람 곁에서 그 일을 거들어 주는 사람=곁꾼
[보기월] 그러고 보니 손도울이를 두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 부러웠습니다.
그야말로 봄다운 날씨가 될 거라는 기별을 듣고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벚꽃나무 가지가 흔들리나 싶더니 곧 바람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리 차갑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배곳 안으로 들어서자 서늘한 것이 옷을 하나 더 가져 올 걸 싶었습니다.
숨씨(공기)를 바꿔 넣고 싶어서 문을 열라고 해 놓고 저는 팔짱을 끼고 있는데 어떤 아이는 짧은 옷을 입고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저는 보기만 해도 더 추운데 그 아이는 안 춥냐고 묻는 저를 더 달리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일들을 챙겼습니다. 얼른 끝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낮밥을 먹을 때까지 한 가지를 못 끝냈습니다. 다 해 놓은 일을 누군가에게 보여 주려고 이렇게 품을 들여야 하나 싶어서 어이없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맡은 일이고 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끝까지 했지만 골이 나는 것을 참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그 일 한 가지를 해 놓고 나니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손도울이를 두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 부러웠습니다. 누가 풀어 주기를 바라기 앞서 좋은 수를 찾아 봐야겠습니다.
'손도울이'와 비슷한 말로 '곁꾼'이 있습니다. 조수, 보조, 헬퍼, 어시스턴트 따위를 알기 앞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이 모자라다고 푸념만 할 것이 아니라 있는 말부터 익히고 그 말을 바탕으로 새로운 말을 만들 힘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4350. 4. 4.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