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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억짓손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억짓손

[뜻] 잘 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해내는 솜씨
[보기월] 마주이야기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다보니 서로가 억짓손이 세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이틀 동안 때아닌 더위에 놀라 아침에 옷을 어떻게 입고 나갈까 생각을 좀 해야했습니다. 안에 짧은 옷을 입을까 생각도 했었는데 바람이 좀 부는 듯해서 긴 옷을 입고 나갔습니다. 나가자마자 옷을 잘 입었다 싶었습니다. 날씨는 그리 춥지 않은데 바람이 부니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하기로 마음 먹은 일들을 하나씩 챙겨서 하다보니 때새가 참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일에 매달려 있다가 낮밥을 어떻게 할 거냐는 기별을 받고 나서야 때알이를 보고 놀랐습니다. 뒤낮에는 바깥 일을 보러 가야해서 챙길 게 남아 마음이 바빴습니다. 

  낮밥을 먹다가 토박이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미 사람들이 길들여져서 바꾸기 쉽지 않을 거란 생각만 했는데 제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말씀을 듣고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해 주셔서 보람이 있었습니다. 낮밥을 함께 먹으며 나눈 길지 않은 마주이야기가 참 값지게 느껴졌습니다. 

  뒤낮에 있었던 모임도 생각했던 것보다 잘 끝이 났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좋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나지 않고 말틀(전화)로 글로 나눈 이야기는 잘못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도 말입니다. 

  마주이야기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다보니 서로가 억짓손이 세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보냈는데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하고 안 된다고 해도 그냥 밀어부치면 그렇게 안 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주 만나 얼굴을 보면서 마주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봄비가 잦습니다. 봄비는 일비라고 하던데 앞으로 할 일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참으로 억짓손이 세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알 만한 자옥이면 두말없이 외상술을 놓는다.(이기영, 봄)
 -문정은 윤 양의 억짓손에 장차 무슨 덤터기를 쓰게 될지 몰라 저어하여...(이문구, 산 너머 남촌)

4350. 4. 11.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