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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얼기설기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얼기설기

[뜻] 가는 것이 이리저리 뒤섞여 얽혀 있는 모양
[보기월] 이름 가운데 토박이말은 하나도 없고 들온말로 얼기설기 만든 것처럼 보여서 아주 마뜩잖았습니다.

  다가오는 닷날 있을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 때문에 갈배움을 바꿔서 하는 바람에 어제 아침부터 많이 바빴습니다. 아이들과 구실놀이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그나마 제가 갖출 것은 없었습니다. 구실놀이를 시켜보니 아이들이 서로 참 많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맨몸으로 나와서 하고 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뿌리, 줄기, 잎들을 그린 뒤 빛깔까지 입혀서 들거나 붙이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으니까요. 제 이야기를 잘 듣고 제가 바라는 대로 한 모듬이 많지 않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동안 배운 묻사리, 숨구멍, 김내기 들을 써서 하는 아이들이 많아 뿌듯했습니다. 

  갈배움이 끝나자마자 생각지도 않은 일로 여러 사람을 만났고, 일을 한 가지 잘못한 바람에 타박을 듣기도 했습니다. 일을 마치기 앞에 조금 일찍 나가서 이를 손보러 갔더니 뽑아야 한다고 해서 뽑았습니다. 그나마 몇 남지 않은 걸 뽑고 나니 아픈 것보다 이를 잃어 버린 것이 더 마음 아팠습니다.^^

  이를 뽑아 바로 먹을 수가 없어 기다리는 동안 슬기틀로 본 기별들 가운데 나라일터 얼개(정부 조직)를 조금 바꾸기로 했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 나라말과 글을 가진 나라에서 나라일터 이름을 지어 놓은 걸 보니 답답했습니다. 이름 가운데 토박이말은 하나도 없고 들온말로 얼기설기 만든 것처럼 보여서 아주 마뜩잖았습니다. 게다가 '벤처'라는 말까지 끝내 나라일터 이름에 넣기로 했다니 기가 막혔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분들이 모여서 온갖 나라일을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그 많은 일들 가운데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하는 일이 들어갈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나라사랑날입니다. 우리말 사랑이 나라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말 가운데 가장 우리말다운 토박이말을 사랑하는 것이 참나라사랑이라고 힘주어 외쳐 봅니다. 

-그녀는 얼기설기 뒤엉킨 노끈을 푸느라 한참 애를 먹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는 지붕을 짚으로 얼기설기 엮었다.(표준국어대사전)
-두 눈에는 어느 틈에 실핏줄이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돋아 있다.(홍성원, 육이오)

4350해 온여름달 엿새 두날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