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얼김
[뜻] 어떤 일이 되거나 벌어지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얼떨떨한 김
[보기월] 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얼김에 다 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릴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어제 아침은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지난 몇 날과 달리 바람이 시원함을 넘어 차갑게 느껴져서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덥다는 말이 쏙 들어갔지요. 저도 여러 날만에 땀을 흘리지 않고 앞낮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얼른 보내 달라는 게 있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해 둔 일인데도 살펴보고 넘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손을 보느라 좀 늦었습니다.
다른 분들한테도 서둘러야 한다는 말을 해 달라고 하셨지만 뻔히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차마 그런 말을 하지 못 했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아는 듯이 한 분이 일을 해 보내 주셔서 한결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그야말로 일에 겹겹이 둘러싸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얼김에 다 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릴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필리핀이 스페인에 억눌려 지냈던 지난 날의 자국들을 지우는 뜻에서 나라 이름을 바꾸는 법을 만들려고 한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그들 겨레다움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이름을 지으려고 한다는 말을 들으니 참 부러웠습니다. 우리도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을 던지고 보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우리다움을 찾는 지름길은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인데 말입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앞장서서 이 오랫동안 쌓인 그른 일들을 깨끗이 가셔 줄 거라 믿습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얼김에 일이 잘되었습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는 당황하여 얼김에 엉뚱한 말을 해 버렸다.(표준국어대사전)
-복희는 쑥스럽고 창피해져서 얼김에 낯이 달아올랐다.(황석영, 영등포 타령)
4350해 온여름달 열사흘 두날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