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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존존하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존존하다

[뜻] 피륙의 짜임이 잘고 고르며 곱거나 부드럽다.
[보기월] 그 좋은 머리로 존존하게 베를 짜듯 좋은 생각을 많이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말해 주었습니다.

  지난 이레 있었던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 마무리를 할 생각으로 자리에 앉았는데 어제 안 한 일이 한 가지 생각났습니다. 한 곳에 가서 물었더니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싶어서 다시 말씀하신 분께 가니 말이 잘못 이어진 것이더군요. 망가져 못 쓰게 되었으니 새로 사달라는 말씀이었다고 하셔서 다른 분께 말씀을 드려서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토박이말 징 울리기에서 끝까지 남았던 열 사람에게 선물보람을 주고,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모임에 들어온 사람들 가운데 선물보람을 주기로 한 열 사람을 뽑았습니다. 그런 일을 하다가 꽃동이에 물을 주는 데 한 아이가 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슷한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었고 말로만 뉘우칠 뿐인 아이였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알면서 그랬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눈치와 슬기를 바탕으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마음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 좋은 머리로 존존하게 베를 짜듯 좋은 생각을 많이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이면 남을 아프게 하는 일은 절로 줄 테니 말입니다. 제 바람대로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보다 센 말이 '쫀쫀하다'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뜻은 '소갈머리가 좁고 쩨쩨하며 지나치게 아끼는 사람'이지만 '피륙 짜임이 톡톡하며 곱고 올이 고르다'는 뜻이 있답니다. 우리가 시나브로 이렇게 여린 말보다 센 말을 많이 쓰게 된 까닭도 삶과 이어진다니 반갑지는 않습니다. 

4350해 온여름달 열닷새 낫날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