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 4284해(1951년) 만든 ‘과학공부 6-1’의 32쪽부터 35쪽까지 보고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2쪽에 보면 ‘조르개’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조리개’로 알고 있고 말모이(사전)에도 ‘조리개’의 잘못이라고 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움책 풀이를 보면 ‘조르개’라고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하는 일이 조르거나 늦추면서 빛을 적게 또는 많이 들어오게 하니 말입니다. 앞으로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따져 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3쪽에는 ‘눈알’이 있습니다. ‘안구’라는 말을 많이 쓰면서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안 써야 될 말처럼 여기게 된 말이기도 합니다. 이 배움책을 만든 분들이나 그때 사람들은 이 말을 오늘날 우리처럼 여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34쪽에는 ‘골’이 있습니다. ‘뇌’라는 말에 밀려서 잘 쓰지 않는 말입니다. ‘큰골’, ‘작은골이 ‘대뇌’, ‘소뇌’가 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35쪽에는 ‘풀이하다’가 나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을 길게 풀이하였는데,...”처럼 요즘 배움책에는 ‘설명하다’를 쓸 곳에 썼습니다.
요즘 우리가 주고받으며 쓰는 말이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렇게 썼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옛배움책이 알려 줍니다. 우리 스스로 바꾸었거나 저절로 그렇게 바뀐 것이 아니라 누군가 그렇게 바꾸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육을 제대로 아주 새롭게 바꿔 보자며 여러 가지 말씀들을 하십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쌓인 그른 것(적폐)들을 없애자고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그 무엇보다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가꾸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일본이 남기고 간 말이 가득한 배움책을 쉬운 토박이말로 바꾸어 우리 배움책답게 만드는 일을 가장 먼저 하면 좋겠습니다.
4350해 온여름달 스무 여드레 삿날(2017년 6월 28일 수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