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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얼뜨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뜨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얼뜨다

[뜻] 다부지지 못하여 어수룩하고 멍하다(얼이 빠진 듯하다)
[보기월] 되지도 않을 일을 한다고 저를 얼뜬 사람으로 보는 것에 견주면 아무 것도 아니었지요. 

  어제 아침에 집에 나올 때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낮에 비가 올 거라고 해서 슈룹(우산)을 들고 왔습니다.  아침부터 끈끈한 숨씨(공기)가 살갗에 착착 달라 붙는 것 같았습니다. 집을 나설 때 이마에 맺힌 땀은 배곳에 닿았을 때는 흘러 내려서 닦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바람이 좀 많이 불어서 바람틀(선풍기)를 돌리지 않아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더위에 날카로워진 사람들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얼굴을 찌푸리고 있거나 조금만 언짢아도 큰소리를 내곤 했습니다. 어른도 그런데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빠지지 않도록 미리 챙긴다고 챙기는데 아이들 마음에 차지 않는 것 같습니다. 

  뒤낮에 비가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안에 있어서 비를 맞을 일은 없었습니다. 일을 마칠 무렵 누리어울림마당에서 여러 해 만에 만난 사람이 아직도 그러고 있냐면서 대단하다며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쪽에서 볼 때 몇 해 앞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되지도 않을 일을 한다고 저를 얼뜬 사람으로 보는 것에 견주면 아무 것도 아니었지요. 

  길게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어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다 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온나라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토박이말 살리기는 일을 하게 될 테니 그때는 힘껏 도와 달라고 했습니다. 뭐라고 말을 해도 마음을 열거나 바꾸지 않으니 보여 주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도 언젠가 우리의 모자람을 채워 줄 사람이니까요.^^

  -얼뜬 소리 하지 말고 가서 당신 일이나 해요.(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집에 데려온 머슴이 너무 얼떠서 일을 시키기가 힘이 들었다.(표준국어대사전)
  -얼마 안 있어 헐레벌떡 되돌아온 숙부는 몹시 얼뜬 목소리로 밤사이에 세상이 바뀐 걸 알려 주었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4350해 더위달 나흘 두날(2017년 7월 4일 화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