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쭉정이/(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쭉정이
[뜻] 1)껍질만 있고 속에 알맹이가 들지 않은 낟알이나 과일 따위의 열매 벼
[보기월] 여러 가지 낟알이 섞인 그릇에 물을 부으니 바로 쭉정이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설거지와 밥하기를 겨끔내기로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제가 할 차례였습니다. 설거지를 할 게 많지는 않아서 얼른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쌀을 씻었습니다. 쌀을 세 그릇 담은 뒤 몸에 좋다는 보리, 콩, 조, 수수를 조금씩 덜어 넣었습니다. 여러 가지 낟알이 섞인 그릇에 물을 부으니 바로 쭉정이가 떠올랐습니다.
어릴 적 집에서 절구로 방아를 찧은 쌀을 씻으시던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때는 쌀을 씻은 물도 버리지 않고 모아 소를 먹였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을 때 가끔은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게 그대로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걸 까서 먹는 재미도 쏠쏠했었지요. 그때와 견주면 어제 나온 것은 쭉정이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때끝꼲기(기말평가)가 끝이 났습니다. 잘 봤네 못 봤네 말들을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는 버릇을 제대로 들였으면 하는 바람이 앞섭니다. 미리 익히고 다시 익히는 게 몸에 베인 아이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배움책이 쉬운 토박이말로 되어 있으면 이런 꼲기는 없어도 되겠지만 말입니다.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임이 거듭될수록 더 단단해 지는 느낌입니다. 오시는 분들이 꾸준하고 모임에서 하는 일에 빠짐없이 함께하고자 하는 뜨거운 마음이 엿보입니다.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도 놀배움을 즐기고 있고 스스로 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이 말은 2)쓸모없게 되어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1)-금년 벼농사는 망쳐서 쭉정이가 반이다.(표준국어대사전)
-키는 곡식 등을 까불러 쭉정이나 검부러기 따위를 날려 버리는 데 쓰이는 농기구이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왕초가 움지이지 않는 한 아무도 움직이지 못한다. 외팔이나 춘식이는 실상 빈 쭉정이에 불과했다.(이문희, 흑맥)
-이름만 사장일 뿐 실상 그는 빈 쭉정이에 불과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50해 더위달 엿새 낫날(2017년 7월 6일 목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