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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찌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찌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 찌

[뜻] 1)따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보이게 하려고 그대로 글을 써서 붙이는 좁은 종이쪽
[보기월] 그렇게 책을 찾다가 옛날에 보던 책에 제가 붙였던 를 보았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제 살갗에 느껴지는 바람이 남달랐습니다. 배곳에 가서 앉으니 벌써 머리카락에 땀방울이 맺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람틀(선풍기)만으로는 얼른 땀이 식지 않아 찬바람틀(에어컨) 힘을 빌려야 했습니다. 한낮에는 이게 더위구나 싶을 만큼 더위달다운 날씨였습니다. 뛰고 달리며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한낮에는 그늘에서 공을 차고 있었으니까요.

  저를 닮았다고 해야 할 지 아니면 저보다 더하다고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싶은 두 아이들 때문에 찬바람틀을 고쳤습니다. 큰애와 나이가 같은 찬바람틀은 이제까지 열 차례도 안 틀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깨끗하게 먼지를 가신 뒤에 틀었는데 시원하지 않아서 돌리지 않고 여름을 났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더운 것 같아 미리 손을 봤으니 걱정 하나는 덜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닦음(연수) 갖춤(준비)을 하느라 책꽂이에 꽂힌 책을 이것 저것 봤습니다. 그렇게 책을 찾다가 옛날에 보던 책에 제가 붙였던 찌를 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줄 것."

  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알맹이를 보니 제가 여러 차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거라서 이야기를 해 주었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붙여 놓고 따로 갈무리를 해 놓지 않아서 잊고 있던 것도 많았습니다. 책을 다시 읽는 보람이라고 해야겠지요. 

 이 말은 2)물고기 낚시를 할 때 낚싯줄에 매달아 물에 뜨게 한 몬(물건)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요즘 무얼 적바림해서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게 만든 것을 '찌'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잘 쓰지 않는 말에 새로운 뜻을 더해 쓰는 보기는 다른 나라 말에도 많으니 말입니다.^^

 오늘도 어제 못지않게 더울 거라고 합니다. 마음이라도 시원하고 먹고 더위를 맞아야겠습니다.  

 4350해 더위달 열사흘 낫날(2017년 7월 13일 목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