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엄부럭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엄부럭
[뜻] 어린아이처럼 철없이 부리는 억지나 엄살 또는 심술
[보기월] 제가 엄부럭을 부려서 될 일이라면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가을을 부르는 비가 내렸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가랑비가 날리는 길을 걸어가며 참 좋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은 서늘함을 넘어 춥다고 했지만 저는 시원했습니다. 이런 날씨가 제 몸에는 딱 맞기 때문에 오래 갔으면 좋겠는데 제 마음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제 기분은 느끼는 사람에 따라 더위와 추위가 널을 뛰듯 왔다 갔다 하는 요즘 날씨와 비슷합니다. 사람이 다 달라서 일을 맡아 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인 걸 잘 알면서도 앞서 계시던 분과 달라도 너무 달라 기쁘면서도 슬프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 와 있을까 싶으니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제가 엄부럭을 부려서 될 일이라면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 안타깝습니다.
봄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겨울이 된 기분입니다. 토박이말 갈배움이 걸어온 발자취를 빠짐없이 적고 있는데 그 분이 한 말을 똑똑히 적어 두었습니다. 길이길이 남도록 말입니다.
-황영감의 엄부럭은 갈수록 심해져 갔다.(표준국어대사전)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엄부럭을 부리냐?(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50해 온가을달 스무여드레 낫날(2017년 9월 27일 목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