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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생물대멸종의 원인은 기후변화였다

환경이야기 28. 인류마저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8년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필자가 사는 평창 집은 해발고도가 550m나 되기 때문에 필자는 다행히 열대야를 겪지는 않았다. 환경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분명히 진행중이라는 것을 오래 전부터 경고해 왔는데, 지난여름 이후에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를 46억년으로 보는데, 생물이 살았던 시기는 약 38억 년 전부터라고 한다. 모든 생물체는 주어진 자연 환경에 맞추어 살았다. 환경이 바뀌었는데 적응을 하지 못하는 생물종은 지구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면 대부분의 생물들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대멸종을 하게 된다. 지난 38억년 동안 어떤 생명도 지구 환경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였다.

 

지구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세 번째와 다섯 번째이다. 세 번째 대멸종은 고생대와 중생대를 갈랐고, 다섯 번째 대멸종은 중생대와 신생대를 갈랐다. 대멸종의 원인은 무엇이었나? 급격한 기후변화이다. 온도가 5~6도 오르거나 내리면 대멸종이 일어난다. 온도가 오르면 지구는 사막화가 되고, 온도가 내리면 지구는 얼음으로 덮이게 된다.

 

고생대는 5.7억 년 전부터 2.5억 년 전 사이의 시기로서 지각 융기로 육지에 산과 산맥이 형성되었다. 바다에만 살던 생물이 육지로 진출하였는데, 특히 석탄을 만든 식물들이 무성했고 동물로서는 양서류와 파충류 그리고 곤충류가 많이 살았던 시대이다. 고생대가 끝날 무렵 지구의 기온이 올라 육지는 사막화가 되었고, 동시에 시베리아에서 100만 년에 걸친 대규모 화산폭발이 있었다. 이때에 지구 생명체의 95%가 멸종하고 중생대가 시작되었다.

 

2.5억 년 전에 시작된 중생대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의 시대였다.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공룡들이 지구를 무려 1억 8,000만년 동안 지배하였다. 그런데, 지금부터 6,600만 년 전에 공룡들이 모두 사라지고 인간이 포함되는 포유류의 시대인 신생대가 시작되었다.

 

공룡의 멸종에 관한 설명은 백가지가 넘지만, 과학자들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설명은 운석이 충돌함으로써 지구의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갔다는 설이다. 약 6,600만 년 전 어느 날 어둠 속에서 우주를 떠돌던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 중력에 끌려서 떨어졌다. 대부분의 소행성은 대기 속에서 마찰열로 인하여 타고 없어진다. 소행성이 타고 없어지면서 빛을 내는데 이것이 별똥별이다.

 

그런데 소행성의 부피가 너무 커서 다 타지 못하고 지구 표면에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것을 운석이라고 부른다. 지구상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운석이 떨어졌고 박물관에서는 운석을 보관하여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6,600만 년 전의 소행성은 너무 커서 충돌 당시에 지름이 무려 10km에 달하였다. 이 소행성이 충돌한 장소는 멕시코 근처의 바다로 추정된다.

 

이 소행성 충돌은 핵폭탄 수백만 개가 터지는 정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충돌 즉시 전 지구에 지진과 함께 열폭풍과 해일이 일어났다. 불지옥과 물지옥이 함께 닥친 것이다. 이어서 수많은 화산들이 폭발하면서 화산가스와 먼지를 뿜어냈다. 화산 폭발로 인한 먼지가 지구를 뒤덮고 햇빛을 가렸다. 햇빛이 줄어들자 광합성을 하는 식물의 생산성이 급격히 감소되었다.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을 차지하는 식물이 줄어들면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이 차례로 죽어갔다.

 

이 시기에 지구에 사는 생물종의 95%가 멸종했다. 이후에 포유류가 등장하고 지금부터 200만 년 전에 인류가 지구 역사에 등장하게 되었다.

 

 

인류의 역사를 200만 년으로 보더라도 사람들은 오랫동안 채집과 수렵에 의존하여 살았다. 짐승을 따라 이동하면서 살았다. 그러다가 농사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정착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농사가 시작된 것은 지금부터 불과 1만 년 전이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 방식을 따른다. 에너지는 주로 나무를 사용하고 더러는 가축의 똥이나 건초, 숯 등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불과 400년 전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증기기관이 발명되어 기차가 등장하고 공업이 발달하기 시작되었다. 석유라는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하면서 자동차가 등장하게 되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역설적으로 과학과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되었다. 질병의 원인이 세균과 바이러스임이 발견되면서 치료약이 개발되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인구폭발이 일어났다.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1950년에 지구의 인구는 25억 명이었는데, 2017년에 지구 인구는 75억 명이다. 불과 60여년 만에 인구가 세배로 증가한 것이다. 인구가 늘어나고 생활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에너지 측면에서 보면 에너지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석탄을 태우든지, 석유를 태우든지, 나무를 태우든지 에너지를 소비하면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늘어난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게 되면서 지구온난화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인구가 늘어나고 생활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결과로 나타난다.

 

인구가 늘어나고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자 숲이 줄어들고 환경이 오염되면서 곳곳에서 자연생태계가 파괴된다.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그 안에 사는 생물종이 멸종되고 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은 모두 170만 종으로 추정되는데, 인류가 지구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면서 다른 생물종을 멸종시키고 있다. 세계자연보존연맹은 현재 지구상의 식물 2만 5,000여 종과 척추동물 1,000여 종이 멸종위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지구 역사상 최초로 인간이라는 생물종이 환경을 변화시켜 생물대멸종을 일으키고 있다.

 

46억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에서 생물의 멸종은 특이하다기 보다는 매우 보편적인 사건이다. 생명이 시작된 이래 지구에는 약 5백억 종의 생물이 있었다고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지구에는 약 170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생물종 가운데 99.99%는 멸종하였다. 변화되는 자연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물은 멸종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여섯 번째 생물대멸종은 인류가 자연 환경을 인위적으로 급격히 변화시켜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현재 진행되는 생물대멸종의 원인이 자연에 있지 않고 인간에게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르다. 과거에 자연환경 변화는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현재 인류가 촉발한 지구온난화는 너무나도 빨리 진행되어서 인류마저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되지 않을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