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제비는 참새목 제비과에 속하는 여름 철새다. 한반도를 비롯하여 동아시아 일대에서 번식하는 제비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새였다. 야생조류로는 드물게 사람들과 매우 가까이 살았으며 <흥부와 놀부> 이야기에서는 착한 흥부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새로 등장하기도 한다. 제비의 가장 놀라운 특성은 “사람한테 겁을 내지 않는다”라는 점이다. 대부분 동물이 사람을 무서워하고 피하는데, 제비는 오히려 사람이 사는 집의 처마에 둥지를 튼다. 집에 둥지를 트는 이유는 황조롱이나 매 등의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추측된다. 사람과 가까이 사는 고양이가 제비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비는 다른 새와 달리 진흙을 뭉쳐 수직인 벽에 집을 지어서 어느 정도 공격을 피할 수가 있다. 제비가 가장 많이 집을 짓는 곳은 먹잇감이 풍부하고 집 지을 진흙과 지푸라기를 구하기 쉬운 논밭 근처의 사람이 사는 집 처마 밑이다. 특이한 점은 다른 조건이 다 갖춰져도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제비가 집을 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사람 사는 집이 뱀이나 다른 새 등 천적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비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백로(白鷺)는 왜가리과에 속하는 흰새를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백로에 속하는 조류는 지구상에 12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5종이 있다. 가장 흔한 백로가 중대백로이고 다음으로는 중백로가 많다. 노랑부리백로, 쇠백로, 대백로가 모두 백로에 속한다. 백로는 희고 깨끗하여 청렴한 선비로 상징된다. 따라서 시문에 많이 등장하며, 화조화(花鳥畵)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백로와 비슷한 흰새로서 두루미가 있다. 두루미는 두루미과의 새로서 왜가리과인 백로와 과(科)가 다르다. 두루미가 백로와 다른 점은 머리끝이 붉다는 점이다. 두루미는 머리끝이 붉어서 단정학(丹頂鶴)이라고도 부른다. 두루미의 영어 이름은 red-crowned crane이다. 두루미와 학(鶴)은 같은 새의 다른 이름인데 두루미는 우리말이고 학은 한자일 뿐이다. 학은 수명이 길어서 십장생(十長生)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장수의 대명사인 학은 천 년을 산다고 하지만 과장이라고 하며, 실제로는 86살까지 산 두루미가 있었다고 한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은 지금은 세상을 뜬 작가 이청준의 단편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영화화한 것인데, 원작에서는 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납은 푸르스름하고 탁한 은백색의 금속 원소다. 주기율표의 82번째 원소며 원소기호는 Pb다. ‘무른 금속’을 뜻하는 라틴어 ‘Plumbum’에서 따왔다. 납은 가공하기 쉬워서 일찍부터 수도관 또는 배관의 재료로 사용하였다. 납을 뜻하는 한자어 연(鉛)은 쇠(金)와 늪(㕣)을 합친 것으로 역시 비슷한 의미가 있다. 기원전 6,500년 무렵 인류가 사용하기 시작한 납은 다양한 광물에서 추출할 수 있어서 구하기가 쉽다. 또한 견고하면서도 무른 특성이 있어서 가공하기가 쉽다. 녹는점이 섭씨 327도로서 대부분의 다른 금속보다 낮은 온도에서 녹는다. 로마제국에서는 상수도관, 식기, 거울, 동전, 심지어는 화장품까지 납을 써서 만들었다. 현대의 산업 현장에서도 납은 활용도가 높다. 납은 축전지, 납땜, 탄약, 페인트, 낚시 추, 크리스탈 유리잔, 인쇄 활자 등에도 쓰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1450년 무렵에 금속활자를 발명하여 성서를 찍어낼 수 있게 되자 유럽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인쇄된 책을 통하여 지식이 대중에게까지 전파되자 르네상스와 과학혁명이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다. 납은 과거부터 그 독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