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날씨가 좀 얄궂다 싶습니다. 늦더위라는 말이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이다 싶을 만큼 더위에 힘들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아침에 씻고 나와 집을 나서기도 앞에 삐질삐질 땀이 나와서 손바람틀을 챙겼습니다. 다른 사람은 덥지 않은데 저 혼자 덥다고 찬바람틀을 돌리는 게 마음이 쓰였거든요.
들어서자마자 더위가 느껴져 손바람틀을 돌리니 한결 나았습니다. 하루 일을 챙기는 동안 미처 하지 않은 일이 생각났습니다. 들온말에 길든 사람들은 제가 쓰는 토박이말이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래서 제가 손을 보고 나면 지나치다는 말을 듣곤 하지요.
손을 본 글을 보내드리고 마음에 드는 것만 받아들이시라고 했더니 제가 보낸 글의 1/3쯤이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 그래도 저한테 글을 다듬어 달라는 분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나서서 뭔가를 바꿔 보려고 하시는 걸 보며 토박이말 살리기도 이렇게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배곳 일이 많아서 저녁에도 일을 하느라 남았다가 늦게 집으로 왔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올 무렵에 아제(내일)부터 꾸릴 겪배움자리(체험부스) 갖춤몬(준비물)을 챙겼습니다. 짐을 나눠서 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게 참일이지만 하겠다는 마음은 뜨거우니 잘 될 거라 믿습니다. 함께할 모람들께 기운을 불어 넣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버림치'는 '폐품', '고물'과 같은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토박이말을 '버림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이 알지 못하는 깊은 뜻과 맛을 제대로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나라에서 챙기게 되길 바라는 마음들을 모아서 그날을 앞당길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2해 열달 하루 두날(2019년 10월 1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