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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비등비등하다'와 비슷한말 "어금지금하다"

[토박이말 맛보기1]-75 어금지금하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은 아이들의 갈배움 솜씨 뽐내기(학예회)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솜씨 뽐내기를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했습니다. 마루를 높이거나 낮추기도 하고 때로는 깔끔하게 치우는 일을 했지요. 예쁜 옷을 갖춰 입고 펼쳐 보여주는 솜씨는 보기 좋았습니다. 제가 봐도 그런데 아들, 딸이 하는 걸 보시는 어버이 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에게 잘했다는 말과 함께 큰 손뼉을 쳐 주었습니다. 

 

 엿날(토요일)은 큰배곳(대학) 동무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해마다 하는 공밀치기(배구)를 하는 날이었지요.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살 것을 사고 겨룰 차례를 뽑아서 공밀치기를 할 곳으로 갔습니다. 한 해 밑 사람들과 겨루었는데 아쉽게도 내리 두 판을 지고 말았죠. 좀 이른 낮밥을 먹고 미리 빌려 놓은 곳으로 옮겨 우리끼리 실컷 하고 한 해 위 분들과도 하면서 즐거운 때새를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동무들과 이야기꽃도 피우고 맛있는 것도 실컷 먹고 다음에 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지요. 다들 머리에, 얼굴에 나이가 묻어나는 것이 어금지금해서 좀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밝날(일요일) 하기로 했던 일을 한 뒤에는 어디 가까운대로 바람을 쐬러 갈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마땅히 없고 함께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늘 그랬듯이 집가심을 하고 보내야 할 글을 써서 보내고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어금지금하다'는 '서로 엇비슷하여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비슷한말에 '어금버금하다'가 있으며 나이와 솜씨가 비슷할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비등비등하다', '막상막하하다'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 보시면 말맛, 글맛을 새롭게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4352해 들겨울달 열하루 한날(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