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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살판나는 세상’에서 '살판'의 뜻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2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일 무역 분쟁으로 중국만 살판났다”, “MB정부 기간 동안 가계는 곪고 기업만 살판”, “불난 집에 도적이 살판난다.” 같은 기사 제목이 보입니다. 여기서 ‘살판’이란 말은 무엇을 말할까요? 살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재물이 많이 생기거나 좋은 일이 거듭되어 살림이 좋아지는 판국” 또는 “기를 펴고 살아나갈 수 있는 판”이라고 풀이합니다. 다시 이 말의 유래를 백과사전에서 살펴보면 “광대가 몸을 날려 넘는 땅재주”를 말하고 ‘지예(地藝)’또는‘장기(場技)’라고도 하지요.

 

 

이것은 유랑 연예집단이던 남사당패와 솟대쟁이패들이 하던 놀이종목의 한 가지입니다. 남사당패 12가지의 땅재주 가운데 제일 마지막 재주로 땅재주의 기본을 이루지요. 이 놀이의 재주는 앞곤두ㆍ뒷곤두ㆍ번개곤두ㆍ외팔곤두ㆍ앉은뱅이팔걸음ㆍ앉은뱅이모말되기ㆍ숭어뜀ㆍ살판 따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놀이는 큰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이를 벌이는 연예인들이‘잘하면 살판이지만 못하면 죽을판’이라고 한 데서 따온 것으로 그들 스스로 한탄하며 부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살판은 서양의 “아크로바틱(acrobatic)” 또는 비보이들이 추는 브레이크댄스(Break dance, B-Boying)와도 비슷한데 곡예 또는 기예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살판은 “한바탕 뛰고 났더니 가슴에 케케묵어 뭉친 덩어리가 시원하게 뚫려버렸다.”라고 할 정도로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통쾌한 공연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기해년(2019)이 이제 슬슬 저물어 갑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에게 가슴 시원한 살판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