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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망종’, 보리개떡 먹는 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5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아홉째 망종입니다. 망종(芒種)이란 벼, 보리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씨앗을 뿌려야 할 적당한 때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라는 속담이 있는 망종 무렵은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느라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때는 “발등에 오줌 싼다.”, “불 때던 부지깽이도 거든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할 만큼 한해 가운데 가장 바쁜 철입니다.

 

 

제주도에서는 망종날 풋보리 이삭을 뜯어서 손으로 비벼 보리알을 모은 뒤 솥에 볶아서 맷돌에 갈아 체로 쳐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으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고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또 전남 지역에서는 이날 ‘보리그스름(보리그을음)’이라 하여 풋보리를 베어다 그을음을 해서 먹으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또한, 이날 보리를 밤이슬에 맞혔다가 그다음 날 먹는 곳도 있는데 허리 아픈 데가 좋아지며, 그해에 병이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믿었지요.

 

특히 이때쯤에는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또 먹을거리가 귀하던 시절 햇보리를 수확하면 보리를 맷돌에 갈아 보릿가루에 간장ㆍ파ㆍ참기름ㆍ물 따위를 넣고 반죽해 넓적하게 빚어 쪄 먹던 구황음식인 보리개떡도 생각이 납니다. 망종 때부터는 본격적인 더위, 곧 양기가 세상을 가득 채워 땀을 흘리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땀을 흘리는 것은 가을에 새로운 기운을 맞이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니 땀도 기쁘게 흘릴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