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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문화유산의 큰 수호자 간송 전형필 선생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9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간송의 수집품을 거론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한국 미술사를 논할 수 없다.”라고 평가받고 있는 간송 전형필 선생은 114년 전인 1906년 오늘(7월 29일) 태어났습니다. 자신의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많은 문화재를 지켜낸 간송은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紋梅甁)”을 흥정도 하지 않은 채 기와집 스무 채 값을 주고 사, 이 귀한 매병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걸 막았습니다.

 

 

“구름 사이로 학이 날아올랐다. 한 마리가 아니라 열 마리, 스무 마리, 백 마리……. 구름을 뚫고 옥빛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갯짓을 한다. 불교의 나라 고려가 꿈꾸던 하늘은 이렇게도 청초한 옥색이었단 말인가. 이 색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영원의 색이고 무아의 색이란 말인가. 세속 번뇌와 망상이 모두 사라진 서방정토(西方淨土)란 이렇게도 평화로운 곳인가.” 이는 《간송 전형필, 이충열, 김영사》에 나오는 글로 간송이 매병을 보고 중얼거렸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선생이 사들인 문화재 가운데 가장 우리 겨레에게 큰 선물은 뭐니 뭐니 해도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이지요. 안동의 소장자가 천원을 불렀다는 얘기를 듣고 책값 1만 원에 거간꾼의 수고비로 1천 원을 더 얹어 산 뒤 선생은 일제가 알까봐 극도의 비밀에 부쳤습니다.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다른 것은 다 두고 피난 가면서도 이 《훈민정음 해례본》만은 낮에는 품고 다니고 밤에는 베개 삼아 베고 자며 한순간도 몸에서 떼어내지 않는 정성으로 지켜냈습니다. 그 덕에 이 책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오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부는 선생의 공을 기려 2014년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