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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부처님 법당에 웬 벌거벗은 여인상(像)?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47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강화도 마니산 줄기가 서쪽으로 쭉 뻗어 내리다 세 발 달린 가마솥을 뒤집어 놓은 모습을 닮아 봉우리를 이루룬 정족산(鼎足山)이 있습니다. 그 정족산에는 단군(檀君)이 세 아들을 시켜 쌓았다는 산성 삼랑성(三郞城)이 있고 삼랑성 내(內)에 정남향을 향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천년고찰, 바로 전등사(傳燈寺)가 있습니다. 지금의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635번지에 자리잡은 전등사는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등사에는 다른 절과는 다른 독특한 조각상이 있습니다. 바로 대웅보전 지붕을 떠받치는 ‘나부상(裸婦像)’ 곧 벌거벗은 여인의 모습을 표현한 조각이 있지요. 부처님 법당에 웬 벌거벗은 여자가 있을까요? 전등사는 1600년 이상의 역사만큼이나 여러 차례 불이 났었고 이 때문에 대웅보전도 여러 번 중건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부상은 17세기 말에 만들어졌다고 짐작합니다.

 

 

이 나부상에 관한 재미있는 설화가 있지요. 대웅보전 건축을 지휘하고 있었던 도편수가 절 아래 사하촌 한 주막의 주모와 눈이 맞아 사랑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도편수는 돈이 생길 때마다 주모에게 모조리 건네주었지요. 하지만, 공사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주모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도편수는 화가 난 나머지 대웅전의 처마 네 군데에 벌거벗은 여인이 지붕을 떠받치는 조각을 만들었다지요. 도편수는 배신당한 사랑의 앙갚음을 위해 여인이 무거운 추녀를 세세토록 떠받들고 있도록 저주를 내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